“곤충 사육은 버릴 게 없는 순환농업으로 제 인생템입니다!”
“곤충 사육은 버릴 게 없는 순환농업으로 제 인생템입니다!”
  • 남원= 양준천 기자
  • 승인 2023.10.31 18: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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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M BROWN (팜 브라운) 대표 박종성 대표(40)가 전하는 귀농귀촌 예찬
“미래먹거리 갈색거저리 곤충사육 위해 귀농… 6차산업 선도”

남원은 예로부터 모든 사람들이 고루 잘 살도록 하늘이 내려준 땅 ‘천부지지 옥야백리(天府之地 沃野百里)’로 불리우던 곳이다.

그런 남원이 비옥한 땅을 이점으로 최근 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센터를 중심으로 각종 교육과 다양한 정책까지 지원, 귀농귀촌인을 적극 발굴· 육성하는 등 귀농귀촌 1번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런 남원에 귀농한 박종성 대표(40)를 만나 그가 전하는 귀농예찬이야기를 들어봤다.

# 평범한 직장인에서 곤충사육농장 사업

㈜전북도시가스 소속으로 12년간 직장생활을 하던 한 남자가 불쑥 38살에 고향인 남원 사매면으로 귀농, 곤충사육에 뛰어들었다.

바로 남원 사매면에서 갈색거저리 애벌레 곤충사육농장을 하고 있는‘팜 브라운’대표 박종성(40)대표 이야기다.

번듯한 직장 마다하고 그가 불현듯 사표를 내고 고향으로 내려온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지방에 사는 많은 청·장년들이 대체로 그렇듯 그 역시 고향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다가 대학·직장문제로 외지생활 끝에 고향으로 유턴했는데, 그 유턴이 귀농이었고, 결정적으로 귀농을 결심한 데에는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한 대장암 치유 목적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직장생활하면서 누적된 스트레스와 함께 평소 고기를 좋아하고 잦은 술자리를 가진 것이 화근이었고, 그래서 치료도 병행할 수 있고, 두 아이의 아빠로 살아야하는 가장의 무게도 감당할 수 있는 이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일을 찾던 차에 어릴 적 조부와 부모님이 운영하셨던 누에와 뽕잎을 키웠던 것이 떠올라 1년간의 육아휴직 기간 동안에 마음을 굳히고 귀농을 실행에 옮겼다.

특별한 농법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지만, 여러 정책지원과 다양한 정보들을 습득하기 위해 그는 고향에 돌아와 남원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농업기술센터 귀농교육 등을 이수하고 약 3억여원의 귀농귀촌 창업자금을 대출받아 시설을 갖추고 마침내 1년 반 만에 지금의 곤충사육농장 ‘팜 브라운’대표가 됐다.

‘FARM BROWN’은 그가 키우는 곤충 ‘갈색거저리 애벌레’를 상징, 붙여진 농장 이름이다.

‘갈색거저리 애벌레’는 ‘밀웜(mealworm)’이라고도 하는데, 예전에는 인류가 박멸해야 해충이었지만 최근 동물군의 먹이로 이용도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후반부터 갈색거저리의 본격적인 사육 연구가 시작, 최근에 몸값이 달라졌다.

특히 2014년 농촌진흥청이 2014년 갈색거저리의 식용 이용과 독성 존재유무에 관한 연구를 한 결과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을 밝혀, 지난해엔 일반식품원료로 등록, 현재는 일반인들도 식용으로 판매가 가능한 상태가 됐다.

보통의 갈색거저리 사육 방식이 사육부터 판매까지 다해야하는 구조이지만, 박 대표가 운영하는 ‘팜 브라운’에서는 남원곤충산업대표기업인 ㈜흙농에서 채란해 온 갈색거저리 유충을 사육 상자로 받아서 물과 물기울(밀껍질)을 먹여 60-70일 사육, 다시 흙농에 납품하는 방식이다.

박 대표도 처음 귀농을 준비하면서는 남들이 많이하는 ‘굼벵이’로 곤충사육을 시작할까 했지만 막상 사육부터 판로까지 다 준비해야되는 점이 부담돼 남원에 소재한 곤충대표 기업 흙농에 사육한‘갈색거저리’를 납품하는 가맹농장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 ‘신의 한수’가 됐다. 말 그대로 ‘인생템’이 됐다.

그렇게 박 대표는 3,300㎡ 규모의 땅에 사육동을 갖춘 농장을 구축, 그곳에서 ‘갈색저거리’를 사육하며, 1주일에 흙농에서 800상자씩 받아, 5주에 걸쳐 4,000상자를 입고, 출하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1년에 5회 정도 연 16~20ton 정도를 납품한다.

“사실, 귀농하시는 분 누구나가 그렇지만 판로없이 덜컥 사업부터 벌려놓는 것에 대해 굉장한 두려움이 있잖아요. 저 역시 그런 부분을 걱정하던 터에 남원시 축산과를 통해 ㈜흙농 소식을 듣게 됐고, 흙농에서 모기업에 납품하는 가맹사업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에, 1호 가맹점으로 등록했어요. 판로를 해결하면,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발생하겠다 싶어 이거다 싶었죠.. 그래서 바로 시설하자마자 판로까지 마련하게 됐습니다. ”

그러면서 박 대표는 자신이 운이 좋은 편이라고 했다.

“남들 같으면 땅 매입, 시설 투자에 많은 돈을 써야하지만 17년간 육계농장을 운영 중인 아버지 땅에 사육장을 짓고, 전기공사, 기계 설비도 해박한 아버지 기술력 덕택에 실비투자 정도로 비용을 많이 절감했어요. 그 뿐인가요. 솜씨좋은 아버지의 기술력에 더해 최근엔 농업기술센터 지원까지 받아 수분공급기계까지 개발, 실제 필요한 노동시간이 대폭 절감됐어요. 효과가 두 배입니다.”

# 수익구조 좋고 성장가능성 유망한 곤충산업 ‘미래농업’

박 대표는 곤충산업에 대해 장점이 많은 사업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대중화가 안돼있는 산업이지만, 그래도 곧 현실로 다가올 우리들의 미래식량이란 점에서 정말 전도유망하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곤충의 생김새만 보고 꺼려하는데, 곤충사육은 엄연히 축산업으로 6차산업까지 발전할 수 있는 미래농업입니다. 특별한 농법없이도 사육이 가능하고, 친환경적 농업에 하나도 버릴께 없는 이 무한한 가능성을 왜 놓치는지 모르겠어요. 누구나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장점도 있는데 말이죠(웃음)”

하다못해 ‘밀웜’의 분비물마저 잎채소 거름으로 사용된다며 박대표는 곤충산업은 정말 버릴 게 하나는 순환사업이라고 극찬했다.

뿐 만 아니라 1차 산업이라 세금도 부과하지 되지 않는 데다, 특별한 보수유지비가 없어 수익성까지 좋아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더욱 클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박 대표 역시 농장 오픈한지 8개월만에 2,500여만 원의 수익을 올렸고, 이대로라면 연말까지 5,000만원 수익까지 올릴정도로 수익성이 높은 편이라고 귀뜸했다.

# 그에게 귀농은 새 삶을 사는 전환점이죠.

“귀농요 처음엔 건강 때문에 시작했지만, 이제는 직장생활에 억지로 맞추려 애쓰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근무환경이 탄력적이다 보니 자유로운 노동시간에 비해 수익성까지 높아 전 정말 만족합니다. 도시생활보다 삶의 질이 높아졌고, 확실히 행복도가 좋아졌어요”

귀농 덕분에 건강도 되찾고, 돈도 벌 수 있으니 얼마나 좋냐며 박 대표는 남원시에서 곤충산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점도 사실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팜 브라운’을 모델로 시에서 ‘스마트 곤충생산시설 시범 조성사업’신청자를 모집한 사례로 소개하며, 그렇게 4동의 곤충생산시설 시범장이 곧 탄생할 거라고 했다.

“시에서 곤충 업체 등과 협약을 맺고 곤충 사료자원화 연구개발(R&D) 협력, 곤충사료 생산 및 공급, 곤충제품 개발 및 연구, 판로확보 지원, 일자리 창출, 곤충제품 개발에 필요한 곤충원료물 공급 등 곤충산업 발전을 위해 여러 노력을 꾀하고 있는 만큼 후발주자들은 더 좋은 환경에서 곤충산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는 요즘 귀농을 꿈꾸는 이들에게 곤충산업의 유망함을 더 전하고 있단다.

다만 그는 곤충산업이 유망하지만 무턱대고 뛰어들기보다 자신처럼 판로를 확보하면서 사업화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면서 대중화되지 않은 곤충산업 생태계에 대한 불확실성, 특히 경험부재 등으로 쉽사리 곤충에 뛰어들지 못하는 예비 귀농인들에게 현실적으로 조언한다고 했다.

“사실 곤충산업은 단백질 대체식품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 더 유망하고 성장할 수 밖에 없지만 아무리 유망한 사업이라도 사업 판로가 없으면 실패하기 때문에 반드시 저처럼 수익구조 즉, 판로를 만들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야 사업성이 유지됩니다. ”

남들보다 시작이 빨랐기에 나온 경험담이었다. 그래서 박 대표는 향후 자신의 농장이 어느 정도 지역에서 자리매김하면 곤충사육에 뛰어드는 후발주자들을 위해 정보와 판로, 마케팅을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할 계획이란다.

그 일환에서 그는 식용 갈색거저리의 애벌레인 ‘밀웜’이 스티로폼을 소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곤충인 만큼 향후 이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부분 등 서로 이로움을 추구하는 농업에 대해서도 공유하겠다고 했다.

“스티로폼을 씹어먹어도 장내 세균이 이를 분해, 유해물질을 배설물로 다 배출하고, 갈색거저리 유충이 탈피한 키틴 성분으로 새로운 소재가 재탄생될 수 있다니 얼마나 좋아요, 정말 버릴 게 하나는 특별한 얘들입니다. 곤충사육 안 했으면 몰랐을 일이예요, 귀농하길 얼마나 잘했는지…”

농사는 예나 지금이나 ‘하늘이 내린 대업’이라고 했다.

이렇게 자신의 친환경 농업을 통해 미래를 꿈꾸며, 귀농하기 정말 잘했다고 외치는 그가 있어 남원의 미래 농업 전망이 밝다.

남원= 양준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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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건 2023-11-13 20:00:42
화이팅!!!
이호현 2023-11-01 10:07:41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