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회 교정의 날에 부쳐
제78회 교정의 날에 부쳐
  • 이만호 호남고속 영업차장
  • 승인 2023.10.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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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호 호남고속 영업차장

 오는 10월 28일은 제 78회 교정의 날이다.

올해로 교정의 날이 제정된 지 어느덧 78년이 되어 사람의 나이로 치자면 장년을 넘어 노년이 되었다.

교정의 날은 1945년 해방으로 인하여 일제 압제로부터 교정시설과 형 집행과 관련한 것을 모두 인수하여 우리나라 독자적으로 독립적인 교정행정을 운영하고 형 집행을 시행한 것을 기념하여 제정되었다. 교정의 날에는 교정관련 종사자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수용자들의 갱생의욕을 고취하도록 하는데 기여하고자 기념식도 개최하고 수형자 가석방도 실시하여 오고 있다.

교정의 날은 1973년에는 법의 날로 통합되어 운영되다가 국민의 정부인 김대중 대통령 재임 때인 2002년에 교정의 날로 변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법무부에서는 이 날을 기념하여 기념식도 성대하게 개최하고 교정행정 관련 유공자에 대한 포상도 실시하고, 우량 수형자에 대한 가석방도 대대적으로 시행하는 등 교도관의 위상 강화와 교정행정을 널리 알리는데 크게 기여하는 방향으로 시행되어 오고 있다.

필자는 1979년 20대 피 끓는 청년 때부터 오직 교도관만이 ‘천직(天職)’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교도관으로서 수용자들의 영원한 봉사자로서의 삶을 살아야 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한 평생을 살아왔었는데 제 78회 교정의 날을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한다.

2017년 정년퇴직하고 정든 직장을 떠난 지 5년여 만에 전주교도소 교정정책 자문위원으로 법무부장관의 위촉장을 받게 되었다. 그간 38년간 몸담아왔던 직장 회의실에서 전주교도소에 대한 개괄적인 브리핑을 들으며 남다른 감회에 젖을 수밖에 없었다.

교정정책 자문위원제도는 법무부에서 교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지역사회의 훌륭한 인적자원들을 잘 활용하여 널리 열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정행정을 펼치고자 하는데 목적을 둔 제도라고 생각되었다.

교도관으로 재직 중에는 무시로 교정시설을 출입할 수 있었지만 교도관을 퇴직하고 보니 한 두 번의 수용자 면회 외에는 교도소에 들어갈 일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마침 교정정책 자문위원으로 위촉이 되어 전주교도소 운영에 대한 브리핑과 소 내 참관의 기회를 갖게 되니 남다른 상념에 젖게 되었으며, 한 평생을 몸바쳐온 직장에 대한 애착심이 되살아났다.

필자가 퇴직 후에 달라진 것은 수용자들의 운동장에 여섯 대의 공중전화 부스가 설치되어 수용자들의 운동시간에 운동장에 나와 자신이 충전한 전화카드로 교도관의 감청 없이 자유스럽게 전화를 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된 것을 볼 수 있었다.

교정행정이 날이 갈수록 수용자의 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수용자와 가족이 한 걸음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변화되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전주교도소 현황에 대한 개괄적인 브리핑을 보고받으며, 아쉬운 점은 전주교도소 이전이 아직도 전혀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는데 실망감이 들었다.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오피니언 리더들이 보다 더 전주교도소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정행정을 펼쳐지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적인 시스템이 작동되도록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전주시에서는 교도소 인근 지역 주민들의 집단 이기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부지 매입에 미온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하루빨리 교도소 이전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토지수용 령이라도 발동하여 신속하게 개설이전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오래 전인 2008년 형사정책연구원에서 범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산출하여 보았는데 연간 그 비용이 천문학적인 비용인 약 158조원에 이른다고 발표하였다.

이처럼 많이 드는 범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수용자가 올바른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새사람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수용자 개개인의 새사람이 되겠다는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과 가족의 지원은 물론이고 사회인 모두가 참여하여 한 마음 한 뜻으로 힘을 합해 도움을 줄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수용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새사람으로 거듭나게 만드는 일에 모든 사회구성원이 모두가 네 일 내 일 따지지 않고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책임감 있는 생각을 갖고 임해야 될 중차대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제 78회 교정의 날을 맞이하여 하루빨리 전주교도소 이전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담당자들의 책임 있는 행정이 집행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수용자 교정교화를 통한 건전한 사회복귀를 위해서는 교도관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모든 구성원이 수용자들에게 지금보다 더 따뜻한 관심과 배려로 힘써 노력할 때 범죄 없는 아름다운 사회가 구현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만호 <호남고속 영업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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