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립극단 126회 정기공연 ‘문정왕후, 윤씨’
전주시립극단 126회 정기공연 ‘문정왕후, 윤씨’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3.10.24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왕족으로, 어머니로, 한 인간으로, 격동의 사회를 살아간 문정왕후 윤씨가 드디어 긴 침묵에서 깨어난다.

 전주시립극단(예술감독 겸 상임연출 이수인)은 제126회 정기공연 ‘문정왕후, 윤씨’를 26일부터 28일까지 덕진예술회관에서 선보인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은 오후 3시와 7시다.

 제11대 왕 중종의 세 번째 아내이자 제13대 왕 명종의 어머니인 ‘문정왕후 윤씨’는 조선사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 여인으로 기록되어 있다.

 전주시립극단의 이번 작품은 사대부 남성 지식인들이 지배하는 조선 중기, 실질적 통치자로서 막강한 권력을 가졌던 문정왕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섬세하면서도 강단 있고, 온화하면서도 단호한 기품이 넘쳤던 문정왕후 윤씨와 조선사회의 복잡 미묘한 갈등, 역동적인 암투를 연극적이고 음악적으로 재구성한다.

 문정왕후는 일각에서 조선의 측천무후라고 불리며 어진 인종을 못살게 군 계모로, 아들 명종을 허수아비 왕으로 만든 조선의 희대의 악녀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러나 시대와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역사적 인물, 사건에 대한 관점과 평가 또한 달라지기 마련이며, 한 인물의 총체적인 삶을 조명하는 데에는 다각도의 시각이 필요하다는 점이 이번 연극의 출발이었다.

 이에 연극은 반정과 역모가 끊이지 않던 불안한 왕권의 시대에 여성으로서 국가를 통치하며 권력을 장악했던 문정왕후의 탁월한 통치력과 그 외 인간적인 면모에 색다른 시각으로 접근한다. 그리고 중종, 인종, 명종 재위, 16세기 조선의 궁중을 둘러싼 권력과 욕망, 음모와 배신, 숙청과 살육의 이야기를 우아하고 세련된 감각으로 풀어낸다. 문정왕후를 둘러싼 당시의 역사를 역으로 거슬러 따라가며, 그녀의 힘과 권위의 원천을 탐구하고 상상하여 당대사를 재구성해 보려는 시도이다.

 ‘춘향’, ‘심청’, ‘왕과 나’ 등 ‘미니멀리즘과 총체극을 지향하는 이수인 연출의 색깔이 여실히 담긴 이 작품은 고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감각적 무대 표현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문정왕후 역에 홍자연, 중종임금 역에 이병옥, 인종임금 역에 정준모, 윤임 역에 안세형, 윤원로 역에 고조영, 윤원형 역에 이건일, 윤지임 역에 최균, 조광조 역에 안대원 등이 분한다.

 이수인 연출가는 “이번 작품은 20년이 넘는 세월 꿋꿋하고 당당하고 호기롭게 조선정치에 군림할 수 있었던 그녀의 힘과 매력과 그 원천은 무엇이었을지, 단지 모질고 악독하고 투철한 마음만으로 그 완고하고 교활하고 독선적이며 무자비한 양반 남성들의 정치 세계에서 그들을 무릎 꿇려 군림할 수 있었을지에 대한 의문 혹은 호기심에서 출발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구태의연한 사극의 형식을 벗어나 신선하고 현대적인 감각과 방식으로 풀어보려 했다”면서 “자유롭고 분방한 서사적 상상력, 현대적인 감각의 의상과 분장, 역동적이고 리드미컬한 움직임과 다양한 방식의 구음 등을 동원한 총체적 퍼포먼스로 즐겨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티켓 가격은 R석 2만 원, S석 1만 5,000원이며, 다양한 할인 혜택이 있다. 예매는 나루컬쳐(www.naruculture.com)에서 하면된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