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회 전국체전이 남긴 전북체육의 현주소와 과제 (하)위기의 전북 체육을 구할 해법은?
제104회 전국체전이 남긴 전북체육의 현주소와 과제 (하)위기의 전북 체육을 구할 해법은?
  • 남형진 기자
  • 승인 2023.10.24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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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회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하는 전북 선수단이 필승을 다짐했다.<br>
제104회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하는 전북 선수단이 필승을 다짐했다.<br>

“위기의 전북 체육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학교 체육 활성화와 실업팀 창단 등을 통한 안정적인 선수 육성 기반 마련이 절실합니다”

전북 체육이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도내 각 종목별 체육인들 사이에서 줄 곧 거론돼 온 사안이다.

80-90년대 초·중반까지 전국체전 상위권에 있었던 전북 체육이 내리막길을 걷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지역 내 주된 관심사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체육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다보니 자연스럽게 학교 체육도 활성화 되지 못했고 이런 현상이 장기화 되면서 초중고는 물론 대학과 일반부 선수난이라는 깊은 수렁으로 빠져버린 것이다.

그동안 전북 체육의 위기라는 말에 공감대는 많았다. 하지만 누구도, 어떤 기관이나 단체도 선뜻 그 해법을 찾아나서기는 쉽지 않았던 것이 현실적인 한계였다.

장기간 침체기를 걸어온 전북 체육을 되살리는데는 적지 않은 재정과 인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과거 전북 출신 우수 선수들의 애향심을 자극하며 전북에 남아달라는 호소가 당연시됐던 시절이 있었다.

타 시도에 비해 열악한 처우를 받았지만 고향 전북을 위한다는 그 애향심이 전북 체육의 명맥을 이어왔던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밀레니엄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 마저도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시도별로 선수 영입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우수 선수는 곧 비지니스 대상이 됐고 충분한 대우를 해주지 못하는 전북은 이를 비판할 수 조차 없게 됐다.

전북 체육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위기의 전북 체육을 구해낼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매우 간단하다는게 체육계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선수난을 겪으면서 이번 전국체전에 20개 종목, 41개 팀이 출전조차 하지 못한 부끄러운 현실을 개선하는 길은 선수 육성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선수 육성 기반은 실업팀만 창단한다고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초중고 등 학교 체육부터 활성화 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대학과 일반부 선수층을 두텁게 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실업팀 창단은 지역에서 성장한 우수 선수들이 마음 놓고 운동에 전념하고 성적을 낼 수 있는 둥지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전북 체육의 꿈나무로 성장했던 우수 선수들이 타 시도로 유출되는 문제도 도내에 안정적으로 실업팀이 구성된다면 말끔히 사라질 수 있다. 물론 상식에 부합하는 처우가 뒤따라야 한다는 전제 조건도 충족돼야 한다.

전북도체육회 정강선 회장은 민선 1기부터 2기에 돌입한 현재까지 도내 지자체와 기업, 출향 인사 등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실업팀 창단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업팀 창단은 전북 체육 전력 강화는 물론 우수 선수 유출 방지를 넘어 지역의 이미지를 제고시켜 나갈수 있다는게 도체육회의 설명이다.

지난 2021년 영선고 복싱과 김제서고 레슬링, 한일장신대 축구를 시작으로 지난해 고창북중 볼링, 호원대 복싱, 올해 순창군청 역도(남), 정주고 배드민턴, 만경중 탁구, 한국마사고 야구(클럽), 영선고 야구팀이 창단됐다.

내년에도 순창군청 소프트테니스(여) 등 7개 종목 7팀이 창단을 준비중이다.

이에 더해 도체육회는 도내 시군별 창단 권장 종목(27개 종목 29개팀)을 만들어 시군과 적극적으로 협의를 진행중에 있다.

도체육회가 추산한 종목별 팀 창단에 소요되는 비용은 적게는 4억여원에서 구기 종목은 12-13억(하키, 핸드볼), 22억(축구) 정도로 다양하다.

도내 지자체의 재정 상황이 넉넉하지 못한 현실을 감안해도 관심과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팀 창단이 가능하다는게 도내 체육계의 시각이다.

물론 팀 창단 예산은 매년 소요된다는 점에서 지자체들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위기에 처한 전북 체육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투자 없이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도 없고 전북 체육의 위상을 재확립하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남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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