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회 전국체전이 남긴 전북 체육의 현주소와 과제 (상)전북 체육의 현주소
제104회 전국체전이 남긴 전북 체육의 현주소와 과제 (상)전북 체육의 현주소
  • 남형진 기자
  • 승인 2023.10.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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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회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하는 전북 선수단이 필승을 다짐했다.<br>
제104회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하는 전북 선수단이 필승을 다짐했다.

전북 선수단은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전남 목포 일원에서 개최됐던 제104회 전국체육대회에 1천700여 명이 사력을 다해 싸웠다.

결과는 전국 17개 시도 중 13위로 전년 대비 종합순위가 한단계 올라갔다.

단순히 수치상으로 보면 크게 개선된 성적이 아닌 것으로 보여질 수 있으나 전북 선수단 내부의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할 때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전북 체육의 현주소를 말하자면 ‘선수난에 따른 위기’로 집약된다.

이 위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며 지난 20년 가까이 조금씩 조금씩 전북 체육의 위상을 갉아 먹어왔다.

이번 전국체전에 전북 선수단은 선수 1천189명과 임원 523명 등 총 1천712명이 49개 종목(정식 47, 시범 2)에 출전해 금메달 43개와 은메달 48개, 동메달 77개 등 모두 168개의 메달(종합점수 3만1천451점)을 따냈다.

4관왕 1명(자전거 나아름)을 비롯해 3관왕 3명, 2관왕 8명과 대회 신기록 3개(수영, 육상 2개)를 작성했다.

전북 체육의 열악한 재정과 훈련 환경, 선수난 등을 고려할 때 우리 선수들과 지도자, 체육관계자들의 노력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낸 셈이다.

전북은 이번 전국체전에서 선수가 없어 출전하지 못한 종목이 무려 20개에 달한다.

20개 종목 41개 팀에 아예 선수가 없어 출전조차 하지 못한 것인데 이들 종목에 배정된 선수 정원만도 무려 358명에 이른다.

남고부에서는 3개 종목에 선수가 없어서 출전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고 여고부에서는 7개 종목이 불출전 종목으로 남았다.

김제여고 하키는 선수가 3명 밖에 없어 팀이 있지만 전국체전에 나가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나머지는 대학부와 일반부에서 선수가 없어 출전을 하지 못했다.

도내 고등부 선수 부족으로 불출전 종목이 발생하는 것은 대학부와 일반부(실업팀)으로까지 선수난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사안이 되고 있다.

전북의 직장운동경기부(실업팀)는 38개 종목에 38개 팀이 운영되고 있으며 인원은 257명이다.

전국 9개 도지역 중 실업팀 수로만 보면 경기 131팀, 강원 61팀, 경북 58팀, 충남 55팀, 경남 51팀, 충북 43팀에 이어 전북은 전남과 함께 38개 팀에 그치고 있다.

제주도 15개 팀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국 도지역 중에서는 실업팀 수가 가장 적다.

또한 전북과 실업팀 수는 같지만 전남은 선수가 332명으로 전북 보다 75명이나 많다.

사실상 전국 9개 도지역 중 실업팀과 선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전북인 셈이다.

이같은 심각한 선수난 속에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전국 실업팀 선수들의 연봉 수준은 자세히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전북 실업팀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전국 하위권으로 분류돼 있는 것으로 파악돼 타시도에 비해 우수 선수 확보에서도 뒤질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물론 전북이 지난 10년 동안 한자릿수(9위) 종합순위를 기록한 적도 있다.

대진운과 열세 종목의 선전 등이 더해지면서 지역 현실을 극복하는 결과물을 낸 것이다. 이는 온전히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투혼, 열정으로 만들어 낸 결실이었다.

하지만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투혼, 열정만으로 전북 체육을 지탱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고 그 사이 전북 체육은 온탕과 냉탕을 반복해야 했다.

이처럼 전북 체육에 위기를 몰고 온 선수난은 학교 체육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다.

지역 내 체육 기반이 부실하다 보니 우수 선수들이 일찌감치 타지역으로 떠나는 현실을 막을 길이 없고 이런 문제가 장기화 되면서 결국 고교, 대학, 일반부 선수난이라는 도미노 현상을 불러온 것으로 지적된다.

도내 체육계 한 원로는 “전북 체육이 과거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초중고에서부터 선수를 육성하고 대학과 실업팀이 만들어져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1-2년 반짝 노력과 지원만으로 성과를 내기보다는 중장기적인 플랜을 세워 전북 체육이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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