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농생명·바이오산업의 성장전략 제언
전북 농생명·바이오산업의 성장전략 제언
  • 장한수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 산업혁신본부장
  • 승인 2023.10.2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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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수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 산업혁신본부장

 옛 속담에 되는 집에는 가지 나무에 수박이 열린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집이 오백 년을 넘어 천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기둥이 튼실해야 한다고 한다. 첫 번째는 경제의 기둥이고 두 번째는 정신의 기둥이 될 것이다. 헐벗고 굶주리면서 예의염치를 차리는 사람 노릇 하기 어렵고,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었다 하더라도 미래에 대한 통찰과 도전을 게을리하면 언젠가는 곳간이 비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때 자동차 제조의 심장이었던 미국 디트로이트의 쇠퇴나 대우자동차가 떠난 군산의 위기, 그리고 위니아의 부도와 삼성의 생산량 축소로 지역 백색가전 산업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는 광주의 사례가 이를 분명하게 증명한다. 위 사례를 통해 본말주종(本末主從)을 구분해보자면 정신(혁신)역량이 본이고 주가 되며 경제역량이 말과 종의 위치에 있다. 왜냐하면 21세기 시장 경쟁의 특징은 우리에게 익숙한 기존시장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COVID-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전통적인 사업영역 밖에서 발생하는 원인에 의해 시장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이런 환경변화 속에서 우리의 고민은 ‘전북 성장의 방향과 성장 모드는 무엇인가’에 집중될 수밖에 없으며, 특히 전북의 가장 오래된 산업이며, 가장 광범위한 자원이 집적된 농생명·바이오산업의 미래 성장전략에 대해 제언하고자 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미래 전북의 농생명·바이오산업의 성장전략은 모두 다섯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기존시장에서 전북 농생명·바이오융합 상품의 점유율을 증가시키는 전략이다. 즉 기존 식품시장에서 전북에서 생산한 기능성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및 의약품의 점유율 증가를 추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근 부각되고 있는 푸드테크, 융복합기술 등의 신기술 접목이 필수적이며, 개발된 제품으로 국내외 바이어들과의 접점을 넓히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 할 것이다.

 둘째, 전북기업의 유일한 탈출구라 할 수 있는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가 모두 고부가 로컬푸드 농산물의 생산과 소비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전북 상품의 판로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개척은 생존을 위한 필수 활동이라고 생각된다.

 셋째, 전후방 시장 확대 전략이다. 전북 바이오융합 상품을 중심으로 원물을 생산하는 농민과의 연계를 확대하는 수요 맞춤형 후방 확대 전략과 메디푸드 등 새로운 시장 수요에 선점을 위한 고객 맞춤형 전방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

 넷째, 유관 산업간의 융복합/연계를 통한 시너지 전략이다. 관행농업은 ICT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스마트 농업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식품은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개인 맞춤형 메디푸드 등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특히 전북은 인구감소, 고령화 및 시장축소 등 지역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 바이오융합을 통한 자연경제 시너지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농생명·바이오산업의 생태계 확장 전략이다. 전북에서는 지난 21년 동안 전주발효식품엑스포가 열렸다. 초기 단순한 발효식품으로 시작하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안전성, 기능성 및 제형 면에서 기술집약적인 상품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10월 26일부터 열리는 21회 행사에서는 고품질 원물 생산을 위한 스마트 팜과 기능성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및 의약품 홍보부스도 설치되는데 지난 5년 동안 전북에서 수행한 국가혁신클러스터 R&D 성과가 집약된 것이다. 이 부스에서는 베트남, 네팔, 우즈베키스탄 및 홍콩의 바이어 초청행사와 수출 협약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러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생태계를 확장해야 전북 농생명·바이오산업의 미래도 밝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몇 년간 전북의 가장 오래된 산업인 농업은 스마트 팜 기술로 진화돼 세계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러한 신기술과 접목된 우수한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식품 및 발효기술은 메디푸드 솔루션으로 한 층 더 발전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북의 고품질 청정원물은 화장품과 의약품 소재로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최근 중앙정부와 전북에서 농업, 식품 및 바이오 원물 소재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Asia Big-Network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시기를 맞아 ‘전북의 농업 나무에 바이오가 열리기’를 기대한다.

 장한수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 산업혁신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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