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체육정책에 관심을 갖는 이유
내가 체육정책에 관심을 갖는 이유
  • 문승우 전북도의원
  • 승인 2023.10.1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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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우 전북도의원

 우리 삶은 공공정책과 동떨어진 것이 없을 정도로 그 영역이 다양하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공공정책 영역은 한정되어 있다. 경제정책이나 복지정책이 대표적이다.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되거나 일상에서 직간접적으로 쉽게 체감하게 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주목받지 못하는 영역도 있게 마련인데,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는 경제나 복지정책이 주목받는 이유의 반대이다. 그도 그럴 것이 생업을 꾸려가기도 바쁜데 여러 공적 사안에 눈을 돌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공공정책 입안이 대중이 관심을 갖는 영역에만 한정되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답한다면 대부분은 또 아니라고 할 것이다. 대중이 환호하는 사안에만 공공정책 역량이 집중되는 것이야말로 대중인기영합주의이고 사회를 좀먹게 하는 행태라는 걸 대중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체육정책이다. 잠시 생각해봐도 국가나 지자체의 정책 입안에서 체육분야가 그렇게 큰 관심을 받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내가 정치를 하면서 다양한 주민들을 만나봐도 체육계 종사자가 아니라면 체육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주시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개인적 경험을 성급하게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나는 이것이 우리 사회의 대체적인 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의정활동을 하면서 체육분야에 유달리 관심을 갖는 이유다.

 체육정책은 다양한 하위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예를 들면, 생활체육과 전문체육 진흥, 학교체육과 장애인 체육, 체육시설 인프라 확충, 민간 체육교류, 체육인권과 체육복지 향상 등이 그렇다. 체육정책이 다양한 하위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체육정책이 고도화된 설계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즉흥적으로 또는 선심성으로 지원하고 마는 정책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정책적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제도적, 재정적 수단이 뚜렷해야 한다. 현장의 수요와 공공성 부합 정도, 종목별 특성과 지역적 특성 등에 대한 고려도 깊고 폭넓게 이루어져야 한다.

 체육정책을 구성하는 다양한 하위영역이 있다는 것은 피부로 체감하기는 어렵지만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체육정책이 일상적인 삶의 질 향상이나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20여년 사이에는 생활체육 저변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학교체육도 과거처럼 학교운동부 시스템에서 스포츠클럽 형태로 전환되어 하나의 시스템으로 안착되고 있는 중이다. 이전에는 체육은 운동선수의 전유물로 간주되는 경향이 강했는데 요즘 들어서는 스포츠 활동 참여에 있어서 전문과 생활의 경계가 모호해졌고, 체육활동이 일상 속으로 깊숙이 스며든 만큼 체육정책과 나의 삶 사이에 존재하는 상관관계가 더욱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누구든지 자유롭고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사회, 보편적 복지 차원의 스포츠 복지 사회가 구현된 사회, 그리고 스포츠 활동을 통해 공정과 협동, 도전의 가치가 사회적으로 확산된 사회와 이 모든 것에 반하는 사회를 대조해서 상상해보자. 체육정책이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심을 덜 가져도 됨직하다는 얘기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얼마 전 아시안게임이 대장정의 막을 내리고 패럴림픽을 남겨 두고 있다. 선수들은 피땀 흘려 준비하고 최선을 다해 경쟁에 임해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그걸 보는 국민들은 환호와 좌절을 동시에 맛봤다.

 하지만 체육 또는 체육정책에 대한 관심은 메가 스포츠 이벤트가 열릴 때에만 반짝하고 마는 게 대부분이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라면 체육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여야 하지 않을까. 미력이나마 오늘도 내가 체육정책에 관심을 두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문승우 <전북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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