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시인이 애쓴 당신에게 전하는 말 ‘마흔살 위로 사전’
박성우 시인이 애쓴 당신에게 전하는 말 ‘마흔살 위로 사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3.10.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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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혹(不惑). 미혹되지 아니하고, 책임을 지는 나이. 정읍 출신 박성우 시인이 신작 에세이집 ‘마흔살 위로 사전(창비·1만5,000원)’을 통해 애쓴 당신의 하루를 어루만진다. 몸서리치는 감동을 표현하는데 여기, 백 개의 단어면 족하다.

 박성우 시인은 70만부 베스트셀러 ‘아홉 살 마음 사전’ 시리즈를 통해 수많은 어린이와 부모에게 다가가며 ‘마음 박사’로 등극했다. 이번에는 청장년층의 지친 일상을 보듬는 또 하나의 ‘사전’을 편찬했다. ‘가득하다’부터 ‘힘차다’까지 순하고도 다채로운 100가지 단어로 이루어진 이 사전에는 직장이나 가정, 혹은 거리에서 실제로 마주할 법한 상황들이 가득 들어 있다.

 최저 시급 정도만 주면서 최고 수준의 일을 시키는 회사에 어쩔 수 없이 다녀야 한다는 것은 ‘더럽다’로, 빨래를 널다가 문득 볕 좋은 창가에 앉아 쉬는 마음은 ‘감미롭다’로, 원룸을 전전하다가 친구를 초대할 수 있는 전셋집이 생겼을 때의 마음은 ‘대견하다’로, 다음 주에나 올 줄 알았던 해외 배송 택배가 오늘 왔다는 것은 ‘유쾌하다’로 표현하는 식이다.

 이처럼 단어와 상황의 조화가 절묘한데, 공감 가는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를 읽으며 독자들은 어렴풋할 뿐 정확하게 알 길 없었던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게 된다. 독자는 어느새 김형석 작곡가의 추천처럼 “나에게 내 마음을 표현할 단어가 너무나도 부족했음을 절감”하게 된다.

 한 편의 시가 되기도 하고 하루의 명상이 되기도 하는 짧은 글은 너무 무겁지도 장엄하지도 않게 조용한 반성과 다정한 위로로 가슴에 내려 앉는다. 물론, 책의 제목이 마흔이지만 이 책의 위로는 누구에게나 유효하다. 일상에서 겪는 일들이 40대만 겪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박 시인은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신동엽문학상, 윤동주젊은작가상, 백석문학상 등을 받았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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