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살리는 식생활
지구를 살리는 식생활
  • 박은숙 원광대학교 사범대학 가정교육과 교수
  • 승인 2023.10.1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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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숙 원광대 대외협력 부총장
박은숙 원광대학교 사범대학 가정교육과 교수

감귤류는 우리나라 남단에 있는 제주도의 특산물이었으나, 이젠 더 이상 지역 특산물로 볼 수 없다고 한다. 기온이 높아져 육지에서도 감귤류가 생산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때 자녀 등록금을 낼 수 있다고 하여 ‘대학나무’라고도 불렸다는 나무를 베어낸다는 소식은 지구 온난화를 실감나게 한다. UN 보고에 의하면 1901년에서 2005년 사이에 지구의 평균 온도는 0.7℃가량 높아졌으며,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 보다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라는 표현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인류에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은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질소산화물(NOX) 등 온실가스 배출이다. 화석 연료가 연소되는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C)가 산소(O)와 결합하여 생성되는 이산화탄소는 지구의 열이 우주로 방출되는 것을 막아 지구 온도를 상승시킨다. 이러한 현상을 온실 효과라고 부른다.

상승한 기온은 빙하를 녹여 해수면을 상승시키므로 해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잃게 한다. 세계 인구의 20% 이상이 해안에서 30km 이내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 해수면 역시 20년간 연평균 약 3mm씩 상승했다고 보고되고 있다. 기온 변화는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바다는 지구 상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의 약 25%를 흡수하고, 산소의 약 50%를 생산하고 있다. 1950년부터 대량 생산된 플라스틱은 바다로 흘러가 오랜 시간 빛에 노출되고 분해되어 유기물과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켜 바다를 산성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탄산칼슘으로 구성된 조개류, 산호 등의 생존을 어렵게 한다. 바다 생물의 25%가 산호 지대에 살고 있으므로 산호가 없어진다는 것은 다른 생물 생존에도 영향을 미친다.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는데, 나무 판매, 농업, 도시화 등을 위한 삼림 벌채 역시 지구 온난화를 가속하고 있다.

195개국이 참가한 U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지구 평균 온도 상승 목표를 1.5℃ 이내로 삼고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0’이 되는 탄소중립을 제시하였다. 탄소중립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우는 것으로 탄소제로(cabon zero)라고도 한다. 정부에서는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수립하고 국민의 인식 제고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기업들도 환경보호(environment), 사회공헌(social), 윤리경영(governance)의 ESG 경영을 선언하였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전세계에서 매년 버려지는 식량은 40%이고, 이는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식생활은 날마다 매 끼니 이루어지므로 가정에서 지구 환경 보전을 위한 식생활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

지구를 살리는 식생활의 첫번째 실천 방안은 육류와 생선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 끼 채식도 권장할 일이다. 큰 가축일수록 ㎏당 탄소 배출량이 많으므로 동물성 식품 섭취 시에 고려할 일이다. 제레미 리프킨은 ‘육식의 종말’에서 지구 상에서 생산되는 전체 곡식의 1/3을 가축들이 먹어치우지만 지구 상의 많은 사람이 기아와 영양실조에 허덕이고 있다며, 쇠고기는 수많은 이산화탄소, 아산화질소, 메탄을 허공에 배출시킨 결과물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소는 소화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메탄가스를 배출하는데,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지구 온실 효과가 30배 이상이다. 쇠고기를 생산하는 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전세계에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18%를 차지하며, 전세계에 배출된 메탄가스의 37%를 차지한다.

식생활의 두번째 실천 방안은 유기농 채소, 제철 채소, 지역 농산물을 이용하는 것이다. 유기농 채소는 농약으로 인한 폐해를 줄일 수 있고, 제철 채소는 비닐하우스 난방을 위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식품 운반 거리가 길면 항공, 선박, 자동차 등으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이 많아지게 된다. 각 지역에 분포되어 로컬 푸드점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므로 신선한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으며, 농업을 발전시키는 방안이기도 한다. 텃밭 가꾸기, 아파트 베란다에서 상자 채소 기르기도 지구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일환이며, 가족 구성원의 정서 안정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식생활의 세번째 실천 방안은 음식물 쓰레기와 일회용품,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등의 에코쿠킹(eco-cooking)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환경부에 의하면 우리나라 음식 쓰레기 발생량은 연간 447만5,558톤이며, 이는 생활폐기물의 3분의 1에 해당하고, 처리 비용은 연간 1조 원에 달한다. 1일, 3일, 1주일 단위로 식단을 계획하고 남은 음식과 식재료를 확인하여 식품을 구입하며, 음식은 먹을 만큼만 조리해야 한다. 종이컵, 나무젓가락, 플라스틱 스푼과 포크, 비닐봉투 등의 사용을 줄이며, 음식을 배달할 때에는 다회용 용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음식은 먹을 양만큼만 그릇에 담아야 음식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개인위생에도 좋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는 국가, 기업뿐 아니라 가정에서의 식생활 실천이 필요하다. 바로 오늘, 이번 주, 이번 달에 가족의 건강도 챙기면서 지구 환경도 보전할 수 있는 식생활을 실천하고 있는지 점검하기를 바란다.

박은숙<원광대학교 사범대학 가정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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