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선언했으나 중앙 정부의 긴축 재정 독점과 지방과의 갈등이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안은 올해보다 2.8% 늘어난 656.9조원으로 편성했다. 종 지출 증가율이 최근 20년 중 가장 낮은 긴축예산 편성이다.
정부 재정 긴축으로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성장을 위한 정부 재정 지출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지방재정의 주요 수입원인 내년도 지방교부세는 66조 7,000여억 원으로 올해보다 11.3%인 8조 5,000여억 원 줄 걸로 전망됐다. 시·도마다 수천억원이 줄어 전국 지방자치단체마다 비상이다.
전북은 긴축재정에 더해 새만금 잼버리대회 파행 이후 새만금 사업 관련 예산을 78%나 삭감하면서 사업 자체가 중단될 위기다. 정부가 새만금 기본계획 전면 재검토를 선언하면서 새만금 국제공항, 신항만, 고속도로 등 SOC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 당장 국토교통부가 새만금 국제공항 발주를 중단하면서 내년도 사업 착공은 물 건너갔다.
내년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등 지방시대를 기대했던 전북으로서는 중앙 정부가 새만금 잼버리 파행 사태에 대한 책임을 모두 전북에 전가하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새만금 SOC 예산 칼질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앙 정부는 전북도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예산 삭감과 사업 전면 재검토를 추진해 ‘지방시대’에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간 협력이 실종되고 갈등만 깊어졌다.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는 지방이 잘되게 돕는 것으로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가 협력해 지방의 발전을 통해 국가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새만금 사업 예산 삭감은 ‘새만금을 기업이 바글거리는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국정 운영 방향과도 배치된다.
정부는 삭감된 새만금 사업 예산을 조속히 복원하고 전북이 발전하고 지역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새만금 인프라 조기 구축에 나서야 한다. 정부는 명분 없는 새만금 예산 삭감과 사업 전면 재검토에 집착하지 말고 전북 지방 정부와의 협력과 균형발전 정책을 통해 지방시대를 열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