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집중력 설계자들 등 5권
[신간] 집중력 설계자들 등 5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3.08.30 15: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집중력 설계자들 

 점점 복잡해지는 사회 때문이든, 쉴 새 없이 알람을 울려대는 스마트폰 때문이든 우리는 자주 집중에 실패한다. ‘집중력 설계자들(위즈덤하우스·1만8,000원)’은 탁월하게 산만하고 유난하게 집중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면서 산만함은 현대인의 문제만이 아님을 밝히는 책이다. 집중의 선배인 중세 수도자들은 우리보다 한발 앞서 산만함을 상대해왔다. 그들은 집중을 구원의 문제로까지 여겼다. 당연히 목숨을 걸다시피 이 문제에 몰두했으니, 깊은 좌절과 찰나의 성공이 반복되는 지난한 과정이었다. 인류의 영원한 맞수를 대하는 태도로서 그들의 꺾이지 않는 마음은 시대를 초월한다.

 

 

 ▲자본주의 인문학 산책 

 인류가 현재 누리고 있는 21세기 ‘물질적 풍요’를 만들어내는 제도는 자본주의다. 자본주의는 세계를 하나로 만들었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놀라울 정도의 문화적 다양성이 존재한다. 우리 일상의 의식주를 시작으로 유통, 화폐, 금융, 건강, 스포츠, 예술, 관광, 교육, 전쟁, 정치까지. ‘자본주의 인문학 산책(한국경제신문·1만9,800원)’에서 인류 역사상 중요한 23가지 테마별로 자본주의 세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모해왔는지를 들여다보는 작업은 매우 재미있고 유익한 경험이 된다. 
 

 

 

 ▲달콤한 픽션 

 2013년 ‘심훈문학상’을 수상하고, 2014년 계간 ‘아시아’에 수상작 ‘달콤한 픽션’을 발표하며 등단한 최지애의 첫 소설집 ‘달콤한 픽션(걷는사람·1만6,000원)’이 나왔다. 소설 속 인물들은 묵묵한 태도로 삶을 지킨다. 고난에 처한 청년과 노년 여성이 있고, 사랑의 낭만성과 자본주의라는 현실 사이에서 상처를 받는 청춘이 있으며, 학교 폭력에 맞서 날아오르려는 소년도 있다. 현실보다 리얼한 상황, 속도감 있는 전개, 웃프지만 꿋꿋한 인물까지 감각적인 픽션의 세계를 사뭇 가볍게, 그럼에도 온통 진지한 삶의 물음으로 전개하고 있다. 
 

 

 

 ▲비대칭 탈냉전 1990-2020 

 우리가 사는 ‘한반도의 질서’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남과 북의 관계가 냉온탕을 끝없이 오가며 풀릴 듯, 도무지 풀리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비대칭 탈냉전 1990-2020(서해문집·2만3,000원)’은 세계사의 흐름과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일치시킬 줄 아는 정치인의 가치에 주목하며, 남북 사이의 결정적 사건 42개를 한데 엮는다. 남과 북 사이로 끊길 듯 말 듯 좁다랗게 난 평화의 회랑을 따라가며 총 3시즌으로 구성한 것. 남북관계 30년을 먹기 좋게 정리한 역사교양서인 동시에, 좌우 이념과 무관하게 평화로운 일상을 바라는 한반도 주민 모두를 위한 공존의 길잡이다. 
 

 

 ▲베테랑의 몸 

 ‘베테랑의 몸(한겨레출판·2만원)’은 스스로 단련하는 시간 동안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체화된 기술과 일이 빚어낸 베테랑의 ‘몸’들을 드러내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사회문제에 맞서고 분투하며 살아가는 이들을 꾸준히 포착해온 기록노동자 희정은, 서로 다른 성별·연령·분야의 베테랑 12인을 만나 인터뷰하며 몸-일-일터-사회 사이의 유기적인 관계를 풀어낸다. 책에 등장하는 베테랑들은 자신의 몸의 변형을 마주하는 데에서 머물지 않는다. 그 틈을 자부심으로 채우거나, 비슷한 문제를 직면한 동료를 챙기며 문제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움직인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