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밥상물가, 우리 ‘종자’의 중요성
치솟는 밥상물가, 우리 ‘종자’의 중요성
  •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 승인 2023.08.3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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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과일 몇 개 담았을 뿐인데…“장보기 무서워요” 요즘 한번이라도 마트나 시장에 나가 본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말이다.

 지난주 자주 가던 농협하나로마트에서 4천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는 상추를 보고 깜짝 놀랐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1천원짜리였기에 그렇다.

 채소 및 과일가격이 급등한 것은 일차적으로 이상기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올해 봄에는 냉해, 우박 피해로 최근에는 집중호우와 폭염 등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 것이 이 같은 가격 상승세로 이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우리 민족 고유 명절 중에 하나인 추석이 다가오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한마디로 먹거리 물가에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치솟고 있는 채소, 과일가격 이면을 들여다 보면 또 다른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음을 알아야 한다. 다름 아닌 ‘종자’ 문제가 그것이다. 우리가 매일 먹는 농산물을 국내산으로 구매했더라도 그 종자의 대부분은 외국산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실제 우리나라는 쌀, 보리 등 주요 곡물 종자를 제외한 대부분 종자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겨울철 대표 국민간식 고구마는 80~90%가 일본 품종이다. 비단 이 뿐인가. 귤 97.5%, 포도 95.%, 배85.8%, 사과 79.8%, 양파 70.9% 등 주요 과채류 12개 품종의 외국산 점유율은 무려 72.5%에 달한다. 그러다보니 2010년부터 10년간 우리나라가 해외에 지급한 농작물 종자 로열티가 무려 1,400억원에 달할 정도다. 지금부터라도 우리가 ‘종자’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농부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다음 해 뿌릴 종자는 남겨둔다’라는 말이 있다. 그 만큼 종자는 농업의 근본이고 농부에게는 생명처럼 귀하다는 뜻이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밥상물가 앞에서 우리 ‘종자’의 중요성을 한번 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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