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씨의 후안무치(厚顔無恥)
‘현정부’씨의 후안무치(厚顔無恥)
  • 윤준병 국회의원
  • 승인 2023.08.2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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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병 국회의원<br>
윤준병 국회의원

‘전정부’씨가 2년째 ‘현정부’씨에 의해 소환되고 있다. ‘현정부’씨가 집안살림을 내팽개치고 집을 나가는 바람에 엉망진창이다. 집 나간 ‘현정부’씨를 열심히 찾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이런 상황인데도 ‘현정부’씨는 정신을 못차리고 매사 ‘전정부’씨 탓으로 그 책임을 돌리고 있다. 참 한심한 일이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남 탓이 집약된 결정판이다. 지난 3월 한국스카우트연맹 명예총재로 추대된 윤 대통령은 새만금에서 개최되는 잼버리를 대통령으로서 전폭 지지하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지난 2일 잼버리 개영식에 김건희 여사와 함께 스카우트 행사 최고의 예우인 ‘장문례’를 받으며 입장했다. 그래놓고도 잼버리 대회의 준비 부실 등 각종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은 “준비 기간은 문재인 정부 때였다. 전 정부에서 5년 동안 준비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더욱이 국민의힘 인사들은 “잼버리는 전북도가 주관한 것”, “정부를 일방적으로 비난한다면 앞으로 지방자치의 미래는 없다”는 식의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으며 상실감과 허탈감으로 가득한 전북도민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후안무치의 진수다.

돈의 쓰임새를 보면 책임의 소재가 보인다. 잼버리에 쓰인 전체예산 1,171억원 가운데 전 정부에서 사용된 2021년 이전까지의 예산은 13.3%인 156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윤석열 정부가 집권한 2022년에 394억원, 올해 617억원이 각각 집행됐다. 또한 전체예산 중 약 74%인 870억원을 조직위원회 등 중앙정부가 집행했으며, 전북도는 단지 22.6%인 265억원을 집행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잼버리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호언장담한 인물 또한 김현숙 여가부 장관이었다. 이처럼 투입예산과 예산 집행의 주체 그 어느 것을 본다 해도 잼버리 파행의 주된 책임이 중앙정부, 특히 ‘현정부’씨에게 있음은 명백하다.

그럼에도 ‘전정부’씨는 잼버리를 유치했던 정부로서, 전북도지사는 개최된 지역의 책임자로서 각각 잼버리 결과에 대해 사과를 했다. 그러나 정작 잼버리 파행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현정부’씨는 ‘전정부’씨 탓, 전라북도 탓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뻔뻔함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윤석열 정부의 ‘전정부’씨 탓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문제가 터지면 남에게 떠넘기기 바쁘고 무책임과 남탓, 방관을 일삼는 것이 어느새 ‘현정부’씨의 고질병이 돼버렸다.

지난 7월 14명이 숨진 오송 지하차도 참사도 그렇다. 지하차도 침수의 원인 자체는 폭우 등 자연재해일지 몰라도, 폭우를 참사로 키운 것은 사전 예방과 교통통제 등 재난 대비 시스템에 실패한 ‘현정부’씨 탓이다. 컨트롤타워 부재에 의한 늑장보고와 늑장대응 등으로 사고는 참사가 돼버렸지만, 누구 하나 제대로 책임지지 않고 있다. 충청북도와 청주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 관계기관의 네 탓 공방만 벌어지고 있다.

구명조끼도 없이 호우 피해 복구작전에 투입돼 수색중 순직한 해병대원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서도 진상규명의 요구에 거짓 해명만 되풀이 되고 있다. 오히려 진실을 밝히려한 해병대 수사단장의 입을 막기 위해 항명이라는 죄를 씌우고 있다.

지난 대선이 치러진지 벌써 18개월이 지났고 ‘현정부’씨가 출범한지 1년 4개월이나 지났다. 정부가 출범한 후 실수를 하거나 성과를 내지 못해도 양해가 되는 허니문 기간(100일)이 끝난지 1년이 지났다. 이제는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전정부’씨를 탓하는 건 스스로 무능함을 자인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최소한의 부끄러움도 모르고 남 탓의 중병에 걸린 ‘현정부’씨를 일깨우고 치료해야 한다. 8월 임시국회에서 순직 해병 사망사건과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 대통렁 처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문제, 오송 지하차도 참사,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 등 4건에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그 일환이다.

옛말에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다. ‘현정부’씨는 속히 귀가하기 바란다.

윤준병<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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