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하거나 무능한 윤석열정부
무책임하거나 무능한 윤석열정부
  • 이정덕 전북대 명예교수
  • 승인 2023.08.2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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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덕 전북대 교수
이정덕 전북대 교수

인수위까지 포함하면 정권을 장악한 지 1년6개월이 되었는데 아직까지도 사건이 생길 때마다 前정권 아니면 아랫사람 탓을 하고 있다. 前정권이나 아랫사람만 탓한다면, 그동안 자신들은 자리만 차지하고 아무것도 안했다는 말과 같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잼보리 사태도 前정권 탓이거나 전라북도가 문제라고 주장한다. 필자도 前정권이나 전라북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장 큰 책임은 現정권에 있다. 여가부가 주관부서이고 여가부 장관이 주무장관이다. 여가부가 조직위원회 구성을 인가할 권한을 지니며, 사업과 예산과 실행도 감독하도록 되어있다.

그래서 실무책임자인 조직위 사무총장도 여가부출신으로 임명했다. 그리고 이미 작년에 여러 번 경고가 있었다. 특히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25일 국정감사에서 잼버리 준비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이원택 의원의 질의에 “대책을 다 세워놔서 차질없이 준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대답이 한심했던지 이원택 의원은 “두고 봐라. 역사가 장관님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질책했다. 김윤덕 의원도 지난 5월 “대비가 완벽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8월 1일을 맞이한다면 잼버리대회가 공포와 트라우마가 남는 대회로 전락할 수 있다”며 경고했다.

잼버리 대회가 잘못 진행되어 비판을 받자 대통령실은 “문재인 정부가 5년간 준비”한 것이라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애초에 배수 문제가 지적됐지만 매립도 되지 않은 새만금에 (잼버리를) 유치하자고 주장한 것은 전북도와 민주당 정치인들”이라며 “망칠 뻔한 잼버리를 윤석열 정부가 총력을 모아 겨우 수습해 놓았다”고 했다.

작년에 총책임자인 여가부 장관이 대책을 다 세워놓았다는데 이제 와서 전라북도를 몰아치고 있다. 필자도 8월초 엄청 더운 날씨에 세계학술대회를 조직위원장으로서 치러봤지만 지휘자는 체크리스트를 가지고 막바지에 이를수록 더욱 철저히 점검하고 미비점을 미리 파악하고 대처해야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총책임자인 김현숙 장관이 잼버리 대회 관련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는지, 이를 사용해 점검을 제대로 해봤는지 정말 궁금하다. 문제가 있다고 계속 경고해도 점검도 대처도 제대로 안해놓고 책임만 밑으로 떠넘기고 있다.

작년 10월 이태원골목에서 159명이 사망했을 때도 3년 만의 노마스크로 핼러윈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으면서도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 안전관리와 경찰의 총책임자인 행안부장관 등은 책임을 지지 않고, 아랫사람들에게만 책임을 떠넘겼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에 김건희 일가의 특혜의혹이 제기되자 원희룡 장관은 왜 변경되었는지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면 되는데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前정권, 야당, 늘공, 용역회사, 양평군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지난 7월 오송 지하차도 사망사건에서도 누가 책임을 지는지 모르겠다. 예천 수해 실종자 수색 중 사망한 해병대원 관련 사건에서도 수사단장에게 국방부장관이 이미 승인까지 했는데도 사단장은 책임에서 빼라고 외압을 가하다가 수사단장이 이를 거부하자 수사단장을 ‘집단항명수괴’로 입건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을 다 알 수도 없고 모든 문제에 혜안을 가진 것도 아니니, 장관들이나 고위직들은 자기 영역에서 혜안을 발휘하여 국민을 위해 능동적으로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대통령 눈치나 심기에만 집중하니 자꾸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이 대통령 관심사가 아니면 제대로 대처하지 않아서, 관심사에는 과잉집중하면서, 자꾸 문제가 생기고 있다. 감사원도 검찰도 열심히 前정권과 아랫사람들의 책임만 뒤지니 공무원들이 더욱 복지부동하고 있다.

공직자들은 국민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능력을 발휘해야 하며, 그렇게 할 능력이 없으면 빨리 내려와야 나라가 편안해진다.

이정덕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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