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마약 유통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마약 유통
  • 나아리 전북영화인협회장
  • 승인 2023.08.1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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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리 전북영화인협회장

 2019년 11월 남미에서 출발해 스페인에 도착한 잠수함에는 코카인 3톤이 실려 있었다. 역사상 처음으로 잠수함을 통한 대규모 마약 운반이 남미에서 대서양을 횡단하다 적발된 첫 사례였다.

  그 후로도 잠수함을 이용한 마약 운반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2023년 3월 12일에도 코카인 2.6톤을 실은 잠수함이 태평양 연안에서 적발되었다. 최근엔 일명 잠수함드론까지 개발돼 마약을 유통하고 있다. 이런 대규모 운반뿐 아니라 이제는 세계 각 지역 어디든 개별 운반책들이 성행하고 있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1960년대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피폐해진 일본은 마약이 유행하며 정부감시강화로 인해 옆 동네인 한국에 공장을 차리고 마약을 제조해 다시 일본으로 가지고 가면서 한국인 정모씨가 이 과정에서 마약 제조법을 전수받아 조직적으로 전수 유통하면서 대한민국도 마약의 늪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같은 60년대에 제약회사에서 진통제에 마약을 넣어 유통하면서 광산촌 등 고된 현장에서 시름하던 인부들이 병원 대신 값싼 진통제로 육체의 고통을 덜어내려다가 마약 중독자가 되었다. 검찰에서 수사하니 제약회사에서는 마약인 걸 알고도 돈을 벌기 위해 정치인, 공무원까지 뒤를 봐주며 벌인 일이었다. 이제는 고등학생, 대학생도 마약 판매를 하다 적발되는 현실에 처했다.

  영화보다 영화 같은 현실판 마약 유통을 보면서 얼마 전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 수리남이 떠올랐다. 수리남에 등장한 황정민씨가 맡은 전요환역은 실존 인물이었던 조봉행을 모태로 했다. 조봉행은 수리남에서 마약을 조직적으로 다루며 운반책으로 한인 주부, 학생들을 이용했다. 배우 전도연씨가 2013년 장미정 역으로 출연해 2014년 9회 맥스무비 최고의 영화상(최고의 여자배우상)을 거머쥔 영화 집으로 가는 길 주인공 장미정역도 조봉행에게 이용당한 실존 인물이다.

  2023년 3월 서울에서 중학교에 다니던 평범한 여중생은 마약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인터넷으로 마약 구입을 알아봤고 처음 시도한 당일 몇 시간 만에 SNS를 통해 신속하게 필로폰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친구와 자택에서 마약을 하고 심각한 부작용을 겪었다.

  마약에 대한 호기심 이전에 알아야 할 게 있다. 마약의 가장 큰 위험은 뇌 손상이고 뇌손상 이외에도 여러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 2015년 부산여행을 간 황모씨는 담배를 피우려는데 친한 동생이 담배에 무언가를 집어넣으며 “형~ 한번 피워봐. 신기할거야.”라는 말을 했고 생각 없이 피웠던 담배 한 대로 인해 마약의 늪에 빠지게 되었다.

  은밀한 장소에서나 마약은 하는 거라 본인의 이야기가 아닌 줄 알았는데 친한 동생에 의해 아무 생각 없이 담배 한 대 피운 게 자신의 몸에 마약이 뿌리를 뻗게 될 줄 상상도 못했을 일이다. 그 후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됐고 그 유혹을 못 이겨 아무도 몰래 마약 구입경로를 알아보게 되었다. 그 후 마약에 중독된 결과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게 되었다.

  마약의 종류가 많고 그로 인한 부작용도 많다. 신장 및 간부전, 심장 질환, 피부의 문제, 불면증 등 일상생활을 못하는 심각한 부작용도 많고 중국의 한 여대생은 남자친구와 케타민이라는 마약을 했다가 기저귀를 착용하고 살아야 하는 사연을 공개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기저귀를 차야 했던 이유는 마약으로 인해 방광이 정상인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사이즈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학생들에게 공부 잘하게 집중력을 높이는 에너지 음료라고 시음행사를 한 마약 판매책 이야기가 각종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런 내용을 보도할 때 청소년들은 더욱 호기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마약에 대한 내용만 이슈화 하는 게 아닌 마약의 심각한 부작용과 인생을 어떻게 망치게 하는 나쁜 요소인지 알려줄 필요가 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마약의 심각성에 대해 공론화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서 알려줘야 한다. 신종 마약을 중독되게 만드는 수법 등 다양한 사례도 인지시킬 필요가 분명 있다. 마약성 진통제 등 우리에게 꼭 사용되어져야 하는 마약은 의료용으로 제조되어 암 말기 환자나 그 외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정확하게 사용돼야 하는 요소임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나아리 <전북영화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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