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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호석 전북지방환경청장
  • 승인 2023.08.1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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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석 전북지방환경청장

 지난 7월3일 지구 평균 기온이 17℃를 넘었다고 한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 산하 국립환경예측센터(NCEP) 자료에 따르면 2016년 8월의 종전 최고기록 16.92℃를 넘어 17.01℃을 기록했다고 한다.  

  지구 온도는 왜 이렇게 올라가는 것일까? 미국 기후과학자인 킬링은 하와이 마우나로아산 정상에 관측소를 설치하고 1958년부터 2005년까지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했고, 킬링의 뒤를 이어 후배 과학자들이 이산화탄소 농도를 계속 측정하고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1958년 315ppm에서 2005년 379ppm까지 증가하더니 올해는 424ppm까지 올랐다. 

  킬링 곡선으로 알려진 연평균 이산화탄소 농도 그래프는 우상향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사용량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이산화탄소 농도도 급격하게 상승했다. 미국 기상학자인 마나베와 독일 해양학자인 하셀만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을수록 지구 표면 온도가 상승하며, 인간 활동 급증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지구온난화를 가속한다는 것을 입증한 공로로 2021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이산화탄소, 메탄과 같은 온실가스는 지구 표면에서 방출하는 적외선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이러한 온실가스로 인하여 지구는 평균 온도 14℃에서 에너지 평형 상태를 이룬다. 온실가스가 없다면 지구 평균 온도는 영하 19℃ 정도가 됐을 것으로 추정되니, 온실가스는 지구 생명체의 생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과다한 온실가스는 기후변화를 일으킨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폭염, 가뭄, 폭우 등의 기상이변만 보더라도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체감할 수 있다. 돌이킬 수 없는 큰 피해로 돌아오기 전에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만 한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2015년 12월, 195개 유엔 회원국이 협약당사자로 참여하는 파리협약이 체결되었다. 이 협약은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1850~1900) 이전보다 2℃ 이상 상승하지 않는 수준으로 유지하고, 더 나아가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기후변화의 임계온도인 2℃를 넘어서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어 인류의 힘으로는 되돌릴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한다. 

  지구온난화를 현대사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긴급한 문제로 국제사회가 인식한 것이다. 그러나, 1992년 리우환경협약, 1997년 교토기후협약 등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지구 온도는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어 임계온도 이내로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한 목표처럼 보인다. 지난 27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지구열대화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경고했다. 이제는 우리가 지구온난화를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르지 않게 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임을 인식하고 에너지 생산, 제품 생산·소비 등의 경제체계는 물론 개개인의 생활 습관까지 바꿔야 한다. 

  국제사회는 화석연료 중심의 경제기반에서 탈피하여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에서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여 추진하는 친환경차 보급과 수소인프라 구축 사업 등은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에너지 절약, 대중교통 이용하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와 같은 민간 부문의 노력이 더해져야 비로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지구 평균 기온 17℃, 이산화탄소 농도 424ppm, 기후변화 임계온도 2℃ 라는 수치는 이제 실천이 필요할 때라는 신호이자 경고다.
 

송호석 <전북지방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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