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과 끈기로
은근과 끈기로
  • 고재찬 성원기술개발 회장
  • 승인 2023.08.1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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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찬 군산대 산학협력단 교수<br>
고재찬 군산대 산학협력단 교수

어느덧 8월을 달려가고 있다. 길가에 아름답게 피어있는 무궁화를 보면서 광복절이 다가옴을 느끼는 시간이다. 가을에 접어든다는 입추도 지나고 더위의 끝이라는 말복도 지나고 이제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가 다가오니 조금만 견디다 보면 이 여름도 서서히 물러가고 시원한 바람이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

  ‘대추 한 알’이라는 시가 있는데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장석주 님의 시가 이 여름을 잘 표현하였다 싶어 적어 봤는데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 이 시간이 그냥 주어진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희생과 기도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야지 싶다.

8월이 되면 나라꽃 무궁화가 길거리에 많이 피어 있기도 하고 일부 꽃동산을 만들어 가꾸기도 하여 아름다운 모습이 보기에 참 좋다는 생각이다. 7월부터 10월까지 우리나라의 어디 가나 쉽게 볼 수 있는 우리나라의 국화 나라꽃으로 여기고 있는데, 법률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고 관례적으로만 그렇게 여기고 있다.

무궁화의 학명은 Hibiscus syriacus 이다. 어원으로 궁핍함이 없다는 의미인데 꽃말은 무궁화라는 이름처럼 무궁으로 ‘다함이 없음’이다. 무궁화의 품종은 200여 가지가 있는데 100여 가지가 한국의 품종이다. 종류로는 배달계, 백단심계 등 6가지 종류가 있고 대부분 흰색 내지는 분홍색을 띠고 있다. 원산지는 인도 중국의 서남부로 알려져 있고 색이 은은하고 오래가서 우리 민족의 기상을 닮았다고 여기기도 한다. 꽃이 질 때는 동백꽃처럼 꽃송이째 땅에 떨어지는 식으로 지는데 생명력이 강해서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적응하며 번식력이 매우 강하지만 벌레가 많이 꼬이기도 한다.

무궁화는 애국가에도 나오고 나라의 문장에도 사용되며 대통령이나 국무총리의 상징 문장에도 사용되는 등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정책적으로 나라꽃 무궁화를 많이 보급해야 하겠다.

1945년 8월 15일 일본 제국의 패망으로 한반도가 광복을 맞이한 날이다. 광복절을 직역하여 빛을 되찾은 날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광복을 영예롭게 무엇인가를 회복한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는 분도 있는데, 어쨌든 1945년 일본으로부터의 해방과 1948년 정부수립을 아울러 광복절로 기념하고 있다. 36년간의 일제 치하에서 말과 글도 빼앗기고 억압과 고통 속에서 신앙의 자유마저 빼앗긴 채 어둠의 시절을 보내면서도 이웃 나라에다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독립전쟁을 하면서 많은 분의 희생 아래 광복의 기쁨을 맞이한 것이다.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의 광복절 노래는 광복의 기쁨을 잘 표현하였다고 생각한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은 항복을 발표했지만 우리는 다음날이 되어서야 전국적으로 만세 함성이 터져 나왔는데 태극기 흔들며 기뻐하던 그날을 다시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에도 6.25 한국전쟁과 4.19, 5.18, 등 굵직한 질고를 거치면서 경제적으로도 많은 성장을 거듭하였고 정치적으로도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지역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서도 동분서주하는 수고가 있기에 국민은 희망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다.

오래전 하버드 대학의 총장 네이션 퓨지는 그대들에게 흔들 깃발이 있는가? 부를 노래가 있는가? 따를 스승이 있는가? 질문하는 내용이 나온다. 우리에게 흔들 깃발, 부를 노래, 따를 스승이 누구일까를 생각해 본다. 부족한 부분도 많이 있고 실망하는 일도 많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합하여져 오늘을 만들고 내일의 희망을 만들어가는 원동력이다.

무궁화가 아름답게 피는 8월의 하늘이 유난히 파랗다. 무궁화처럼 은근과 끈기로 일제의 억압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ㅤ꿋꿋하게 여기까지 버텨 오신 우리의 선배님들, 이 나라를 이어오는 겨레의 기상과 선진의 기개가 오늘도 이어져야 한다. 그것은 이시대 우리의 몫이다. 오늘도 최선을 다해서 힘차게 내일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은근과 끈기로 말이다.

고재찬 <성원기술개발 회장 / 군산대 산학협력단 자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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