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꿈꾸는 ‘다시, 평화’ <6> 네덜란드에서 만난 이준 열사의 흔적, 우리의 독립 운동은 여전히 진행중
우리가 꿈꾸는 ‘다시, 평화’ <6> 네덜란드에서 만난 이준 열사의 흔적, 우리의 독립 운동은 여전히 진행중
  • 심홍재 한국행위예술가협회장
  • 승인 2023.08.07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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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를 벗어난 우리는 벨기에의 베네치아라 불리는 브뤼허를 돌아 네덜란드 로센달에 있는 성백 작가의 사촌 누님댁에 잠시 방문했다. 그녀는 해외 입양되었다가 10년 전 해외 입양아 친부모 찾기 프로그램을 통해 재회했다. 간단히 준비해준 식사를 하며 환담을 나눈 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근처의 예약된 숙소로 향한다.

이준 열사 평화 기념관 앞에서 심홍재 작가의 퍼포먼스
이준 열사 평화 기념관 앞에서 심홍재 작가의 퍼포먼스

 다음날 아침 아침 식사를 거르고 도착한 이준 열사 평화 기념관. 가볍게 각자의 작업 이야기를 나눈 후 나는 태극기와 한지를 기념관 앞 바닥에 깔고 ‘땅이 크고 사람이 많은 나라가 큰 나라가 아니고 위대한 사람이 많은 나라가 위대한 나라인 것이다’라는 이준 열사의 어록을 쓴 후 먹물 묻은 붓을 가슴에 찍어 열사의 마음을 가슴에 간직했다.

이준 열사 평화 기념관 앞에서 홍라무, 성백 작가의 퍼포먼스
이준 열사 평화 기념관 앞에서 홍라무, 성백 작가의 퍼포먼스

홍라무 작가는 기념관 앞 음각으로 새겨진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문구의 도로 경계석 위를 굉당히 느린 한걸음으로 걷는 사이를 성백 작가가 빨리 탁본을 뜨며 홍라무 작가의 한걸음을 찍어 내는 작업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뒤를 이어 유지환 작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의 문구가 적힌 외투를 들고 섰다. 우리의 독립 운동은 여전히 진행 중인 것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담스퀘어 광장에서의 즉흥 퍼포먼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담스퀘어 광장에서의 즉흥 퍼포먼스

 뜨거워진 가슴으로 우리는 암스테르담으로 향했다. 아뿔사. 예약된 숙소가 말 그대로 그냥 잠만 잘 수 있는 도미토리다. 공용 주방도 물론 없다. 어차피 1박만 하고 건너가려 했던터라 우리는 바로 담스퀘어 광장으로 버스를 돌린다. 북적이는 광장 근처 작은 배가 다니는 수로 옆에 주차공간이 기다렸다는 듯 비어있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엄청나다. 광장 옆 야외 카페에 자리를 잡고 잠시의 토론 뒤 바로 작업을 진행한다. 홍라무 작가는 카페에서 분장을 하기 시작하고, 유지환 작가가 잠시 초상화 작업을 하는 사이 차에 다녀온 성백 작가와 배시아 작가가 광장에서 NO WAR 현수막을 펼치며 NO WAR를 힘차게 외쳤다. 주변 관광객들도 같이 따라 외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담스퀘어 광장에서의 즉흥 퍼포먼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담스퀘어 광장에서의 즉흥 퍼포먼스

 분장을 마친 홍라무 작가가 광장 중앙 조형물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느린 호흡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준비하고 있던 유지환 작가는 어느 사이 홍라무 작가와 먼 발치로 마주섰다가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의 외투를 팔을 벌려 펼치자 옆에 있는 관객들 몇몇이 같이 자신들의 팔을 펼쳐 준다. 그리고 유지환, 홍라무 작가의 조우로 광장에서의 작업이 끝이 났다.(나는 원래 마지막 부분에 ‘오직, 평화 Only peace’ 휘호 작업을 하기로 했다가 모두 현장에 집중한 나머지 짐을 지키는 역할로 먼 발치서 동선을 읽고 있었다.)

 우리는 이제 현장 작업에 능숙해져 가고 있었다. 버스가 주차된 암스테르담 운하 앞 건물에 사는 주인이 우리 일행에게 관심을 보이며 초대하여 잠시 암스테르담을 만끽한다.

 네델란드에서의 일정이 저물어 간다.

 

 글·사진 = 심홍재 한국행위예술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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