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오늘 내 하루는, 이유 있는 하루였어”… 허투루(이동한) 작가의 첫 에세이집 ‘찌질해도 이유 정돈 있어’
“그래도 오늘 내 하루는, 이유 있는 하루였어”… 허투루(이동한) 작가의 첫 에세이집 ‘찌질해도 이유 정돈 있어’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3.08.0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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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해도 이유정도'
허투루 작가의 '찌질해도 이유정도'

 “‘그냥’은… 갈 곳 잃은 욕망이 스스로 욕망인지 잠시 잊고 지내는 휴식같은 말이다”

 허투루 작가의 일상은 코로나19로 적막해졌다. 그는 코로나19 기간에 일이 끊기고, 청탁도 끊기고, 갈수 있는 곳도 끊겼다. 휠체어를 타는 청년 작가의 독백은 다음 ‘브런치’에서 싹을 내리기 시작했다. 그는 처연함을 강조하지도 않고, 외로워하면서도 외로움을 주절거리지 않는다. 강제로 묶인 게으름과 독백 속에서 올해 첫 에세이집이 꽃을 피워냈다.

 그는 자신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적대하지 않고, 미워하지 않지만 자신의 생각에 대해서 단호하다. 일반 사람들이 사소하다고 여기는 “넷플릭스 계정좀 빌려줘”, “코스트코 이용 부탁해”, “옛날 아이폰좀 빌려줄래”에 대해 결국에는 싫다고 거절한다. 다시금 외로움에 빠져드는 길을 알면서도 그는 자신을 불쌍함으로 팔지 않는다.

 허투루 작가는 공감에 대해 “공감을 위해 글을 쓰지 않는다. 철저히… 하나의 ‘드립’을 성공시키기 위해 언어를 쓴다”라고 썼다. 사람들이 느끼는 경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불편, 부조리와 분노에 대한 분노에 대해 섣불리 올라타지 않는다. 그의 통찰은 맹수와 닮았다. 사람들이 공감을 느끼고, 쉽게 편승하는 주제에 대해 그는 단호하게 손을 긋는다.

 작가는 그를 향한 ‘상담’에 대해 “갱생하고 싶지도 않고, 의도한 도움도 편하지 않다”라고 답한다. 그는 상담에 대해 “그 목적은 단지 이해뿐만 아니라 좀더 나은, 혹은 모습을 찾아 변화를 유도한다… 나는 지금의 나를 만족한다”라고 답한다. 그는 그를 향한 친절한 손절도, 따스한 꼰대질에도 선을 긋기에, 그가 바라보는 문학의 시선이 궁금해진다.

 허투루 작가는 우석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가람 이병기 청년시문학상, LH청년문학상 시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본보 ‘팝콘과 콜라’에 영화평론을 연재했으며, 현재 영화평론과 에세이를 브런치에 연재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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