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행정 실천의 힘
적극행정 실천의 힘
  • 권대일 전북지방병무청장
  • 승인 2023.07.3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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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일 전북지방병무청장
권대일 전북지방병무청장

 도로 위에 ‘시선을 주목시키는’ 적극행정 사례가 있다. 운전을 하는 사람이라면 네비게이션의 길 안내에 집중하다가도 어느 순간이 되면 이것에 시선을 빼앗긴 경험이 있을 것이다. ‘주행 유도선’으로 불리는 노면색깔 유도선이 바로 그것이다.

  교통사고가 유독 많았던 서해안고속도로 안산분기점에 2011년 처음 도입됐는데, 도로에 유도선을 도색한 후 약 90% 정도의 교통사고 감소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사고위험을 줄이려고 고심했던 한국도로공사 직원의 아이디어였는데, 「도로교통법」의 도색 제한 규정에 막혀 막막했던 상황을 극적으로 헤쳐나간 과정이 방송으로 소개되기도 했었다. 창의성과 적극성, 전문적 자신감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불편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모범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행위가 바로 ‘적극행정’이다. 적극행정은 ‘불편’을 익숙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문제인식과 관심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정부는 공직자들의 일하는 방식과 생각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병무청은 올해 새롭게 적극행정 마일리지라는 적극행정 공무원 우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법령에 따라 적극행정 공무원을 보호·지원하고 우대하기 위한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지만 적극행정 마일리지는 공무원들에게 적극행정을 좀 더 친숙하게 사고하고 동참하게 하는 좋은 유인책이 되고 있다.

  적극행정 마일리지는 적극행정 관련 활동에 참여한 공무원들에게 실천 유형별로 마일리지를 부여하여 노력에 대한 즉각적인 보상을 실시함으로써 동기부여를 하기 위한 제도다. 적립된 마일리지로는 소정의 기념품이나 도서, 특별휴가 등 소소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적극행정 우수사례로 선정 시 주어지는 특별승급 등 기존의 인센티브에 비하면 매우 작게 느껴질 수 있으나, 적극행정 마일리지의 의미는 보상의 크기보다는 ‘적극행정 문화 확산’에서 찾아야 한다. 더욱 많은 직원들이 적극행정에 관심을 가지고 관행을 익숙하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을 갖도록 유도하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다.

 공무원들의 문제인식 변화가 행정에서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는 병무청의 여러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e-병무지갑을 활용한 대학 맞춤형 휴·복학 온라인 서비스’도 그 중 하나다. e-병무지갑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만든 전자지갑으로, 신분증 발급은 물론 병역이행과 관련된 각종 증명서를 보관·제출할 수 있다.

  이것을 개발하여 서비스를 시작한 후 개발에 참여한 공무원은 바로 e-병무지갑 서비스를 확장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고, 대학생이라면 대다수가 거쳐야 하는 군 입영 관련 휴·복학 신청을 떠올렸다. 이에 각 대학교에 e-병무지갑을 활용한 ‘휴·복학 온라인 서비스’에 대해 알리며 지속적으로 디지털 서비스 협업을 제안했다.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설명회를 개최하며 서비스를 알리는 데 주력했고, 기술지원 교육과 가이드를 제공하여 신규 서비스 연계에 따른 대학측 부담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휴·복학 온라인 서비스를 12개 대학에서 제공 중이며 지속적으로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불편을 익숙하지 않게 바라보는 관심과 시선이 병역의무자의 입영 준비와 전역 후 복학준비 과정의 불편을 크게 개선한 사례다.

 앞서 소개한 주행 유도선은 흥미롭게도 한국도로공사 직원의 자녀들이 물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고 착안했다고 한다. 단순해 보이지만 문제인식과 적극적 해결 의지로 오랫동안 골몰했기에 얻어낸 결과물일 것이다. 올해 우리청은 직원들의 관심과 시선을 적극행정에 집중시키기 위해 노력중이다. 자체 회의체인 ‘적극행정 살피소 TF팀’ 회의를 활발히 운영하고, 적극행정 우수사례를 공유하기 위한 교육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잘못된 관행과 불편을 해소하고자 하는 이러한 활동들이 국민불편을 해소함은 물론 우리사회의 공익을 증진시키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권대일 <전북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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