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와 가뭄을 모두 고려한 균형잡힌 댐 운영
홍수와 가뭄을 모두 고려한 균형잡힌 댐 운영
  • 장병훈 한국수자원공사 금강유역본부 본부장
  • 승인 2023.07.2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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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훈 한국수자원공사 금강유역본부 본부장

 최근 장마로 인한 기록적인 폭우가 우리나라를 강타하여 전국 곳곳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번 장마로 인한 전국 평균 강우량은 이미 640mm를 넘어 기상관측 이후 역대 3위를 기록하였으며, 붕괴된 하천의 제방은 300곳이 넘고 접수된 시설 피해는 1만 건을 넘어선 상황이다.

 특히, 전북을 비롯한 금강유역에 많은 비가 쏟아졌다. 지역별 차이는 있으나 약 200년에서 1,300년 빈도로 한 번 올 확률의 극한 폭우였다. 지난달 25일 장마가 시작된 이후로 약 한 달 동안 전북지역 평균강수량은 904mm, 군산에만 967mm라는 기록적인 강수량이 관측되었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이 약 1,300mm 수준임을 고려하면 이번 장마가 얼마나 강력한지 절로 체감된다. 더욱더 놀라운 점은 역대 최장기간 지속된 가뭄이 해소된 지 겨우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극단의 가뭄과 홍수의 반복은 기후위기가 앞으로의 우려가 아닌, 지금 우리 눈앞의 현실임을 깨닫게 한다.

 우리나라는 계절별, 지역별, 연도별 강수량 편차가 크고, 산악지형이 많아 비가 오면 땅속으로 스며들지 않고 바다로 흘러가는 구조여서 물관리 여건이 매우 어렵다. 그마저도 강수량이 장마철과 태풍이 지나가는 6월부터 9월에 집중되어 있고 나머지 기간에는 거의 비가 오지 않는 실정이어서, 물을 따로 저장하는 시설이 부족했던 예전에는 장마철 홍수와 봄철 가뭄으로 인한 흉년이 반복되어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이렇듯 특정 계절에 집중되는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1973년 소양강다목적댐 건설을 시작으로, 금강에도 대청, 보령, 용담댐을 순차적으로 건설하여 홍수와 가뭄에 대응하고 있다. 더욱이 이상기후로 인한 강수 패턴의 극단적인 변화로 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댐은 홍수와 가뭄을 모두 예방할 수 있는 거대한 물그릇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치수(治水)와 이수(利水)이다. 홍수기 전에 비가 얼마나 올지 예측해서 물그릇을 비우고, 홍수기에 물을 충분히 저장하여 하류의 홍수피해를 줄인다(치수). 이후에는 댐에 저장해 놓은 물을 활용하여 이듬해 홍수기 전까지 생활용수, 공업용수 및 농업용수 등을 필요한 곳에 안정적으로 공급하여 가뭄을 극복한다(이수). 이와 같은 댐의 기능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서 치수와 이수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균형 잡힌 물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기상이변으로 인해 정확한 강우 예측이 어려운 만큼, 과학기술을 총동원하여 탄력적으로 댐을 운영해야 한다.

 K-water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강수예측시스템을 기반으로 홍수조절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금강유역본부 또한 기상청과 협업을 통해 유역 맞춤형 강우예보 체계를 확립하고,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한 시뮬레이션으로 강우량과 유입량을 정교하게 예측한다. 또한, 홍수통제소 등 관계기관과 상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며 댐과 하류 하천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방류량을 조절하고 있다. 이러한 과학적 물관리를 통해 역대 손꼽을 만한 이번 집중호우에도, 용담댐의 경우 최대홍수 유입시점 유입량의 98% 이상을 댐에 저장하여 하류 하천의 피해를 경감시킬 수 있었다. 댐이 없었다면 유입량 전체가 하천으로 흘러 피해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을 것이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극한 강수량은 미래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올해 장마가 끝난 이후에도 태풍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K-water 금강유역본부는 앞으로도 빈틈없는 물관리를 통해 집중호우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장병훈<한국수자원공사 금강유역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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