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은 건강을 지켜 줄 것인가
소금은 건강을 지켜 줄 것인가
  • 박은숙 원광대학교 교수
  • 승인 2023.07.2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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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숙 원광대 대외협력 부총장
박은숙 원광대 대외협력 부총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로 바닷물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졌다.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을 우려하게 되었으며, 특히 소금에 대한 관심은 매점매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형 마트에는 ‘소금은 1인당 2포대까지만 살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기도 하며 소금을 사려는 사람들이 한동안 줄 서 있었다. 소포장된 소금 매대도 소금이 동나곤 했다. 개인의 건강, 가족의 건강, 고객의 건강을 챙기는 마음들로 가득하다. 핵폐수에 오염되지 않은 소금은 우리 건강을 지켜줄 것인가?

최근 체중 감량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에너지 섭취를 줄이기 위해 다량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과일과 채소 섭취, 종합비타민제 복용 등 비타민에 대한 관심도 예전부터 높았다고 볼 수 있다. 요즘 관심이 뜨거워진 소금은 나트륨(Na)과 염소(Cl)로 구성되어 있어서 무기질에 속한다.

나트륨은 체내 항상성과 생리 기능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삼투압 조절, 수분 평형, 신경자극 전달과 근육수축에 관여하고 산-염기 균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과잉 섭취 시에는 부종, 오심, 근무력증, 기면 상태가 유발되며, 고혈압을 포함한 만성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나트륨의 과잉 섭취와 뇌졸중,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은 여러 관찰연구에서 확인되었다. 나트륨 섭취 부족 시에는 식욕 부진, 어지러움, 탈수, 근육 약화, 구토, 호흡 장애, 무기력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모든 영양소가 그렇듯이 나트륨도 적정량을 섭취해야 한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나트륨 관련 사이트의 80% 정도는 나트륨 섭취 부족의 폐해에 대해 알리고 있다. 다음 끼니부터라도 좀 더 짜게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한다.

그러나 섭취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섭취량이 적으면 더 섭취해야 할 것이고, 많이 섭취하면 덜 섭취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영양관리법에 근거하여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을 제정하여 국민들의 식생활 지침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의하면 성인의 하루 나트륨 충분섭취량은 1,500mg, 만성질환위험감소 섭취량은 2,300mg이다. 그러나 한국 성인의 5년간 실제 나트륨 섭취량은 3,255mg으로 나타났다. 이는 만성질환위험감소 섭취량보다도 많고, 충분섭취량의 2배 이상을 섭취하고 있다.

성별에 따른 나트륨 섭취량을 살펴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양을 섭취하고 있다. 그래도 적게 섭취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성인 남자가 충분섭취량 미만을 섭취하는 비율은 7% 미만이었다. 아주 싱겁게 먹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나트륨 섭취를 줄일 필요가 있다.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에 기여하는 식품은 소금, 간장, 배추김치, 라면, 된장, 고추장 순이다. 식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식품들이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방법으로는 양념류, 젓갈류의 사용을 줄이고, 절임김치를 담글 때는 소금 사용을 줄이며, 겉절이나 생채, 오이무침 등으로 먹는 것이 좋다.

라면, 면류, 국, 탕, 찌개류를 먹을 때에는 국물 섭취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밤참으로 라면을 먹으며 아침에 얼굴 부기를 걱정하지 말고 국물을 들이켜지 말아야 한다. 국이나 찌개가 없으면 밥을 못 먹는 사람은 자신의 식생활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식생활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미리 확보한 안전한 소금이라고 생각하여 음식 만들 때 ‘한꼬집’ 더 넣는 것은 그렇잖아도 섭취량이 많은 나트륨 섭취를 더욱 높일 것이다.‘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라는 속담이 있다. 많은 양 보유하고 있더라도 소금을 아껴 사용하는 것이 개인 건강, 가족 건강, 고객 건강을 위하는 길이다.

박은숙 <원광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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