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인류의 멸종
기후위기와 인류의 멸종
  • 이정덕 전북대 명예교수
  • 승인 2023.07.1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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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덕 전북대 교수
이정덕 전북대 명예교수

지난 3월 유엔은 기후위기에 대한 ‘제6차 종합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탄소감축을 지금보다 더 강하게 하지 않으면 2100년까지 2.8℃가 상승할 것이라며 “이번 10년간 내려질 선택과 행동은 향후 수천 년에 걸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인류가 얇은 얼음 위에 서 있고, 그 얼음은 빠르게 녹고 있다”고 경고했다. 인류가 탄소배출을 적극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온난화 때문에 인류의 생존이 위험해진다며, 모든 국가가 단합해 선진국은 2040년까지 개발도상국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 0을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생명체, 특히 인간은 생각보다 기후와 환경에 취약하다. 인간은 1년 내내 0℃ 이하이거나 40℃ 이상이면 생존이 불가능하다. 또한 산소가 부족해지면 금방 죽는다. 지구에서도 그동안 많은 기후변화로 70% 이상의 종이 멸종하는 대멸종을 여러번 경험했다. 대체로 어떤 이유에서인지 산소농도가 크게 변하거나, 화산폭발이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해 기후가 급변하면서 대멸종이 나타났다. 예를 들어 지구가 생성된 초기에는 지표면의 온도가 수백도여서 생명체의 생존이 불가능하였지만 점점 바다가 생기고 온도가 내려가고 산소가 적정 수준에 이르면서 생명체가 늘어났다. 2억5천만년전에는 수백만년동안 과격한 화산활동이 나타나 이산화탄소 배출이 심해져 기온이 6도나 올라가면서 지구 생명체 대부분이 멸종했다. 6천600만년전에는 지름 10km 정도의 소행성(거대운석)이 멕시코 유카탄 반도를 치면서 지구가 먼지로 뒤덮여 냉각되면서 공룡이 멸종하였다.

최근에는 인류에 의한 온난화로 기후위기가 심해져 이게 인류의 멸종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지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기후위기의 중심에는 탄소배출의 급증이 있다. 매년 270억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어 지구를 덮어 온실효과로 이어지면서 지구의 온도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그 결과 북극에 가까운 그린란드에 그동안 눈만 내렸었는데 2021년 역사상 최초로 비가 내렸다. 북극과 남극이나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이 계속 녹고 있다. 이전에는 북극권의 제트기류가 바람장막을 형성하여 중위도에 찬공기가 내려오지 않았는데 제트기류가 약해지며 찬공기가 한국 미국까지 내려와 겨울에 가끔 최악의 한파가 몰려온다. 온난화가 되면서 바다가 열기를 흡수해 해수면온도가 역사상 최고치를 보여주고 있다. 온도 1℃가 올라가면 수증기가 7% 증가해 기록적인 폭우로 이어지며, 폭염, 산불, 대홍수도 크게 증가하게 된다. 올해 여름도 역사상 가장 뜨겁고, 산불이 빈발하고, 더 거세진 태풍과 홍수가 몰려오는 여름이 될 것이다.

현재 빙하와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계속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어 2100년까지 1m 이상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해수면이 상승하고 해일이 심해지면 태평양이나 인도양의 섬들뿐만 아니라 연안지역이 바다에 잠기고, 바다에 접해 있는 베네치아, 암스테르담, 뉴욕, 시드니, 자카르타, 상하이, 도쿄, 오사카, 부산, 인천, 목포 등의 일부는 거주하기 어려운 곳이 될 것이다. 이미 뉴욕 맨하탄도 해일로 여러 번 침수를 당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 몸은 36.5~36.9℃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도록 되어 있다. 외부 온도가 33℃를 넘으면 몸에 무리가 생기기 시작한다. 체온이 40℃ 이상 올라가면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발작이 일어나고 의식을 잃으며, 계속 방치되면 죽는다. 언젠가 지구도 너무 뜨거워져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시기가 온다. 그 전에 인류는 결국 다른 행성을 찾아 이주할 것이다. 인류가 살기 좋은 행성을 찾아 이주할 때까지는 지구를 잘 아껴 써야 한다. 그때까지는 어떻게든 탄소배출을 줄이고 온난화를 막아야 한다. 지금처럼 탄소배출을 하면 인류가 점차 문명이 파괴된 비참한 생활로 추락하거나 심지어 멸종할 수도 있다.

이정덕<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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