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수 시인과 함께 읽는 책 놀이터 20 - 미다스의 초콜릿/패트릭 스킨 카틀링/북뱅크
김헌수 시인과 함께 읽는 책 놀이터 20 - 미다스의 초콜릿/패트릭 스킨 카틀링/북뱅크
  • 김헌수 시인
  • 승인 2023.07.1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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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다스의 초콜릿/패트릭 스킨 카틀링/북뱅크

 손에 닿는 것마다 황금으로 변하게 했던 그리스 로마 신화속의 왕 미다스가 떠올랐다. 자신이 만지는 모든 것이 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결국 신으로부터 선물처럼 능력을 받는다. 하지만 자신의 딸마저 황금으로 변하고 나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그 능력을 가져가 달라고 부탁했고 저주가 풀렸다.

 짭짤한 베이컨, 삶은 달걀을 싫어하고 달달한 초콜릿만 좋아하는 존 미다스, 여동생 메리에게 가끔 장난을 칠 때 외엔 착하다. 편식장이 미다스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초콜릿이다. “초콜릿을 많이 먹으면 안된다.”는 엄마의 말을 어기고 몰래 초콜릿을 먹었던 미다스였다. ‘단것광’이라 불리는 미다스는 병원에서도 단 것을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지만 초콜릿 생각으로 가득했다. 물건 모으는 걸 좋아하는 수잔네 집으로 가다가 jm이 새겨져 있는 동전, 25센트 크기의 동전을 줍게 된다. 근사한 초콜릿을 파는 가게에 들어가서 특별할인 가격으로 준다는 초콜릿을 은빛동전과 바꾼다. 동전을 가지고 가서 사온 은박 속에 싸여진 초콜릿하나, 그것을 먹고 미다스에게는 변화가 생긴다. 그의 입에 닿는 모든 것들이 초콜릿으로 변하는 것이다.

 양치를 하기 위한 치약이 초콜릿 맛이 나서 치약 한 통을 먹어버리고, 오렌지주스도, 계란도, 자신이 끼고 있던 장갑, 숟가락, 포크가 초콜릿이 되었다. 오케스트라 연주를 위해 트럼펫 마우스피스에 입을 댔을 뿐인데 어느새 초콜릿으로 변해버렸다. 존은 기쁨에 겨워 만세를 부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존은 초콜릿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존의 입 속은 점점 더 달고 끈적이며 말라갔고 무섭고 공포에 휩싸인다.

 “세상에! 이런 일은 처음이야! 아이의 면역체계가 온통 초콜릿화 되어서 닿는 것마다 초콜릿으로 변하는 모양이군.” 약간 정신을 차린 의사 선생님이 말을 이었다.

 “이건 전례가 없는 ...... ‘초콜릿병’ 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크라니움병’ 이라고 이름 붙여야겠소 (86쪽)

 모든 것이 초콜릿으로 변하는 미다스의 일을 믿지 않던 아빠는 병원에서 약숟가락이 초콜릿으로 변하게 되는 것을 본다. 결국 엄마까지 초콜릿으로 변하게 되자 미다스는 초콜릿을 샀던 곳으로 간다. 욕심만으로는 살 수 없는 세상에서 미다스는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했다. 어떤 선택이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지,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면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충분하게 생각하며 선택에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것, 자신의 것을 내려놓고 남을 생각하는 배려심,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안된다는 말을 강하게 전달해 주었다. 너무 많은 것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무엇이든 과도한 욕심은 나중에 독이 되어 자신한테 돌아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할 텐데. 그럼에도 우리는 원하는 무언가를 상상하고 꿈꾼다. 만약 미다스처럼 항상 먹고 싶은 초콜릿만 먹을 수 있으면 행복할까? 처음엔 좋고 신이날 것 같지만, 이내 모든 것이 초콜릿으로 변한다면?

 지나치게 많은 것 보다는 적당하게 조율하며 사는 법을 바라보게 해주었다.

 김헌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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