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의 기부문화가 꽃피는 전북
연대의 기부문화가 꽃피는 전북
  • 방극봉 전북은행 부행장
  • 승인 2023.07.0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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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극봉 전북은행 부행장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 우리사회의 빈부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은 이를 부추겼다. 한국은행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상위 20%의 평균 가구 자산은 16억5457만원으로 하위 20%가구 2584만원의 64배에 달했다. 자산 격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지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전라북도에서는 서로 돕고 함께 잘 살기 위한 연대의 기부문화가 꽃피고 있다. 임실의 얼굴 없는 천사는 4억5천만원을 임실군에 기부했다. 지난 2년간 4억씩 8억원을 기부한 데 이어 올해 다시 기부행렬을 이어간 것. 전주 노송동의 얼굴 없는 천사는 23년째 익명으로 거액을 기부해 왔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온도탑은 어떠한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진행한 ‘희망2023나눔 캠페인’결과 목표액이었던 84억5천만원을 훌쩍 뛰어넘은 119억원, 나눔 온도는 140.8도로 마무리됐다. 이 중 개인기부금은 61억 8천만원으로 전체 모금액의 51%나 됐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인데도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도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십시일반 모아지면서 사랑의 온도탑은 25년 연속 100도를 넘겼다.

 이처럼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기부문화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부를 통해 쇠락해 가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고향사랑기부제가 올해 1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중이다. 이는 개인의 주소지 외 지방자치단체에 연간 500만원 한도 내로 기부하면 세제혜택과 답례품을 제공받는 제도다.

 답례품의 경우 도내에서 생산 및 제조되는 농축수산물 등 지역대표 특산물을 비롯해 전북투어패스, 부안도예 체험권 등과 같은 체험·관광형 답례품,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벌초대행 같은 서비스형 답례품 등 300여개를 선정해 홍보 중이다. 답례품을 기준으로 상위 30위 지자체 중 11곳이 모금액 상위 30위 순위에도 들어가 답례품이 모금액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답례품 발굴에도 많은 아이디어가 필요할 것 같다.

 특히 체험형 답례품은 기부자가 지역을 직접 방문하는 계기를 마련하면서 지역관광 활성화 및 소비촉진 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고, 답례품 시장이 커지면 지역 업체들은 제품을 전국에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가 될 것이다.

 이처럼 지역 간 격차가 심화되고 인구 감소 등으로 지방소멸에 대한 위기감이 큰 상황에서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다양한 지역 활성화 사업 추진 및 열악한 지방재정 보완, 답례품을 통해 지역 특산품 판로 확대 등 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은 소멸위기에 처한 지역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8년부터 고향납세제를 도입해 이미 시행 중이다. 2021년 기준 4,400여만건에 8조원을 모금하는 등 첫해 대비 100배 이상의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다양한 성공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전북은행도 그 취지에 깊이 공감하며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과 임직원들의 자발적 동참을 독려하기 위한 캠페인을 통해 백종일 은행장이 고향사랑기부제 개인 최고 한도인 500만원을 도내 13개 시군에 나누어 기부하며 지역사랑 실천에 동참했다. 이에 임원 및 직원들도 기부를 이어갔고 기부를 통해 받은 답례품을 거주지 기부 제한 조건으로 기부할 수 없었던 전주시에 재기부하기도 했다.

 물론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 격차를 모두 해소하는 만능키가 될 수는 없겠지만, 가속화 하는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우리 모두의 선의가 그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방극봉<전북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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