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러닝타임
내 인생의 러닝타임
  • 나아리 전북영화인협회장
  • 승인 2023.07.0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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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리 전북영화인협회장

 사람은 모두가 태어난 순간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된다. 탄생의 순간 레디 액션이 울리는 것이고 삶이 바로 내 인생의 영화이고 드라마다.

  그렇다면 인간의 삶은 뭘까? 재산이 많아야지만 멋진 삶일까? 삶을 영화로 비유하자면 부잣집 자녀로 태어나 아무 고생 없이 한평생 호강만 하다가 러닝타임이 끝난다면 매력이 없고 감동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가난하게 태어나 수많은 역경 속 피나는 노력으로 삶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다면 부잣집 자녀 시나리오 보다 역경의 시나리오에 매력을 느끼고 영화로 만들어져도 후자의 작품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확률이 높다. 영상예술로 바라본다면 역경의 인생이 더 예술적인 스토리지만 진짜 현실 속 내 인생을 선택하라면 후자를 고르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여기서 다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필자는 삶이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오감이 작동하여 생각이 발생하고 그 생각에 따라 감정이 발생하는 현상이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간의 삶은 단순하게 오감, 생각, 감정이 삶의 전부가 아닐까 싶다.

  눈을 떠보니 내가 있는 공간이 아름다운 꽃밭이고 나의 연인이 나를 사랑한다고 속삭이면 “나를 사랑한다.”라는 생각과 함께 내 감정이 좋아진다. 반대로 사업에 실패해 빚쟁이들에게 둘러싸여 한 대 맞았다면 맞았을 때 육체의 아픈 감각과 돈을 달라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청각으로 듣고 어떻게 해결하지? 라는 생각과 함께 감정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내 인생의 러닝타임을 영화를 관람하듯 바라볼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내 삶이 힘겨운 상황이라면 그 영화 속 깊이 들어가 있으면 진짜 힘들기만 하다. 하지만 한 발 떨어져 바라보면 오히려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고 난처한 상황이 벌어진 원인과 이렇게 한번 위기를 돌파해 보면 어떨까? 라는 제3의 시선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다. 그래서 삶은 가까이 들여다보면 비극이고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면 희극이라는 말이 있는 것이다.

  삶을 단순한 시선으로 오감과 생각, 감정으로 비유했지만, 현실의 삶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그러나 신이 주신 인간의 삶이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우주보다 더 귀한 생명을 인간의 몸에 불어넣어 주셨다고 했다. 그 귀한 생명이 반영된 삶을 심장이 뛰듯 생각과 감정을 뛰게 하며 가족, 지인,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담은 긍정적인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있고 심장사한 사람처럼 아무런 열정과 감정 없이 살아가는 사람과 시기와 질투로 남을 음해하고 끌어내려야만 자신이 올라가는 줄 착각하고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에서 펼쳐지는 시기 질투, 음해는 예술의 한 부분, 작품의 한 부분으로 인정되지만, 현실에서의 못난 시기, 질투, 음해는 그저 자신이 못나고 악인이라는 스스로 낙인과 함께 러닝타임이 끝났을 때 신이 존재한다면 심판대에 오르는 결과만 남긴다.  그러니 상대방이 나를 음해하려 곱지 않은 눈빛으로 바라보며 안좋은 말을 했어도 단순한 오감으로 치부하고 생각 단계에서 가드레일을 쳐서 내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오감과 생각을 휴지통에 넣어 비울 필요도 있다.

  삶은 러닝타임이 끝나기 전이든, 끝난 후든 영화처럼 편집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자신이 잘못한 부분을 도려낼 수 없다. 하지만 러닝타임이 끝나기 전이라도 잘못을 뉘우친다면 바로잡고 다시 아름답게 인생을 살아가려 노력하면 된다.

  회사에 다닌다면 직장 선배, 동료, 후배들에게 인격적인 예우나 격려는 어려워도 시기, 질투는 버리고 눈을 바라보고 웃으며 일상적인 안부와 함께 따뜻한 밥 한 끼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인생에 러닝타임이 끝났을 때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과 헌신의 마음이 있었다면 성공해서 부자로 떵떵거리며 살면서 인생에 사랑이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보다 더 잘 산 인생이라 평가받을 수 있고 박수받을 수 있다.

  내 인생의 러닝타임에 진정한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삶을 상상하고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건 어떨까? 내 인생은 내가 주인공인데 내 작품을 망칠 순 없는 것이다.

나아리 <전북영화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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