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침령산성’ 국가지정문화재(사적) 된다
‘장수 침령산성’ 국가지정문화재(사적) 된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3.06.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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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기 백제에 의해 축조된 후 고려 초기까지 사용
장수 침령산성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제공)<br>
장수 침령산성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제공)

 삼국시대부터 고려 초까지의 권력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뛰어난 유적으로 평가된 전북 ‘장수 침령산성’이 국가지정문화재(사적)이 된다.

 문화재청은 이달 초 정부 관보를 통해 장수 침령산성 유적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의 지정 예고 공고를 냈다.

 침령산성은 장수군 계남면 침곡리 일대에 있는 산성 유적으로, 7세기 초 백제에 의해 축조된 후 고려 초기까지 사용되었다. 전체 둘레가 497m에 이르며 북쪽이 좁고 남쪽이 넓은 사다리꼴 형태를 보인다.

 군산대 박물관 등이 2015년부터 발굴 조사한 결과, 산성 유적 안에서는 식수 등 물을 모으기 위해 만든 집수(集水) 시설이 잇달아 발견돼 주목받기도 했다.

침령산성 1호 집수시설 발굴 조사 모습(문화재청 사적 지정 조사보고서에 첨부된 자료)<br>
침령산성 1호 집수시설 발굴 조사 모습(문화재청 사적 지정 조사보고서에 첨부된 자료)

 원형 형태로 구성된 총 3기의 집수 시설 중에는 직경이 12∼13m(상부 직경은 16m) 내외인 시설도 확인됐다.

 학계에서는 호남 지역에서 발견된 집수 시설 가운데 축조기법이 정교하고 가장 큰 규모로 보고 있다.

 그 안에서 출토된 백제토기편부터 통일신라를 거쳐 후백제와 깊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기와와 목재유물들이 다량으로 출토되어 고대 집수시설 축조기술의 변천 과정을 연구하는데 좋은 자료다.

 산성이 들어선 부근은 장계면 일원에서 서쪽으로 통하는 가장 큰 관문이자 영남 지역에서 백두대간을 넘어 전주로 이어지는 내륙 교통로로 이어지는 지리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침령산성에서 출토된 토기류(문화재청 사적 지정 조사보고서에 첨부된 자료)<br>
침령산성에서 출토된 토기류(문화재청 사적 지정 조사보고서에 첨부된 자료)

 이와 같은 침령산성을 통해 확인되는 고고학적 사실들은 500여년간의 한반도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한반도의 권력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유적이라는 평가다.

 문화재청은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조만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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