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와 전주시민
맹꽁이와 전주시민
  • 이성순 (유)효원 대표/법무사
  • 승인 2023.06.28 15:58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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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순 (유)효원 대표/법무사

 대한방직 이전 부지에 대한 논란으로 우리 전주시는 십 수년간 논란을 해왔다. 전주시에서 가장 현대적으로 변모한 서부 신시가지의 그 중심지에 문제의 대한방직은 도심의 흉물로 자리 잡은 채 수십 년이 흘렀다. 다행히 전주시에서는 개발에 대한 논란은 논외로 하더라도 붕괴 직전인 대한방직 폐건물에서 발생하여 비산되는 1급 발암물질인 석면으로 인한 시민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일단 철거작업에 착수하여 여간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데 최근 그 논란에 맹꽁이가 등장하였다. 대한방직 부지가 오랫동안 방치되다 보니 맹꽁이가 그곳에 서식을 한 것이고, 맹꽁이는 2012. 5. 31.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는 멸종위기 동물이라며, 일부의 시민단체와 환경단체에서는 즉각 건물철거를 중단하고 보전계획과 이전계획을 수립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보전계획을 수립하고, 맹꽁이 서식의 적정 부지를 찾는데 많은 시간과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이전계획 수립에만 수년, 이전 기간에만 수년이 소요된다는 말이 떠도는데, 그렇다면 그동안 우리 전주시민들은 또다시 맹꽁이로 인하여 건강권과 흉물 조망권과 공존을 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얼마 전 필자는 순창의 친구 집에 갔다가 야밤에 울어대는 개구리와 맹꽁이 소리를 추억의 소리로 여기며 술 한잔 마셨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시골에만 가면 맹꽁이가 너무 울어대서 이를 없애달라는 민원이 상당하다고 들었는데 과연 맹꽁이가 멸종위기 동물인지 의아하기도 하다.

 모두가 기억하다시피 우리는 과거 수십 년간 군사정권하에서 타 지역에 비하여 차별을 당해왔던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들이 엄청난 국가적 지원으로 산업과 경제의 핵심으로 성장해갈 때 우리는 ‘경쟁력을 갖춘 농도’로 역성장을 하도록 만들면서 대놓고 차별을 하였다. 그래도 우리는 ‘적어도 공해문제에서만큼은 타 지역민들보다 더 혜택을 받은 것은 아닐까?’라며 자조 섞인 허식으로 버텨냈었다. 문제는 이미 그곳은 고도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하여 강과 하천은 우리의 전주천보다 더 친환경적으로 바뀌었고, 수질도 월등하게 높아졌으며, 경제적 수혜와 함께 친환경이라는 선물을 덤으로 가지고 있기도 하다. 우리가 초등학생 등교거부라는 초유의 사대로 부안 방폐장 건설 반대를 외칠 때, 그들은 원전 사용 연한의 연기를 요청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관광자원이라고는 마이산 단 하나밖에 없는 진안군에서 마이산 케이블카 설치 결사반대를 외칠 때 그들은 지역발전과 개발에 이익이 된다면 환경은 다소 뒷전이어도 된다는 의식으로 우리는 엄두도 내지 못할 케이블카를 곳곳에 좍좍 깔아대고 있다. 우리가 저어새, 도요새, 흰발농게 등의 생존권을 위하여 새만금 신공항 건설을 반대할 때, 그들은 과거 중앙정부에서 경제적 이유로 절대 불가하다던 부산 가덕도 신공항 개발을 민관이 일치단결하여 개발 추진을 이루어냈다. 또한 우리가 전주, 완주의 통합도 이루어내지 못할 때 그들은 마산, 창원, 진해의 행정구역 통합도 이루어 냈고, 청주, 청원의 통합도 이루어 냈으며 그로 인한 중앙정부의 막대한 지원은 덤이었다. 최근에는 그곳 재래시장 상인들이 온라인으로 고객을 빼앗기는 것보다는 오프라인 구매를 활성화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하에 대형마트의 주말 휴일제를 반대하는 운동에까지 이르렀을 정도로 그들은 매우 합리적이고 실리적인 결정을 한다.

 행정은 때로는 깊은 고뇌와 장고보다는 순간의 빠른 결정이 필요할때가 많다. 지금도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황방산 터널건설, 중인동의 모악산 진입로 개발을 반대하는 논란이 거세다.

 우리 전주와 전라북도 도민들은 개발에 대한 저항의 DNA가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개발에 대해 반대를 하더라도 최소한 우리들의 생존권, 행복추구권과의 상관관계도 따져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 전라북도가 과연 환경을 최우선시할 만큼의 여유가 있는 산업적 기반을 갖추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최근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전라북도 인구는 물론이고 전주시의 인구도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한다. 그나마 20-30대의 인구감소율은 전국 최고라 한다.

 속담에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다.

 지금의 우리가 한가하게 맹꽁이의 생존권을 걱정할 때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우리 시민들의 건강을 담보로 하면서까지. 지금이라도 관할 행정기관에서는 소수 정예의 조직화된 일부단체의 표의 위력이나, 그들에 기대어 정치적 유불리와 표 계산에 여념이 없는 일부 정치인의 주장에 함몰되어 대다수 전주시민의 이익에 배치되는 결정을 내려서는 안된다.

 맹꽁이의 보존계획이나 이전이 수년, 아니 십여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면 관할 행정기관에서는 전주시민들의 건강권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 최단기간 내에 보전계획과 이전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

 맹꽁이의 생존권이 아무리 중요하고 멸종위기가 있다 하더라도 우리의 건강권을 담보로까지 하면서까지 지킬 가치가 있는지를 우리 모두 깊이 고민을 할 때이다.

 이성순<(유)효원 대표/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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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중선 2023-09-27 10:38:18
용기 있는 분이시네요.
ㅇㄹㅇㄹ 2023-06-29 13:11:09
전주한옥마을이 왜 지금의 유명세가 되었나? 예전에 다 떠나고 싶은 슬럼가 였다. 해지면 으쓱한곳. 지금의 한옥마을은 수천억이 투자되어 개발된 결과다.
ㅇㄹㅇㄹ 2023-06-29 13:06:57
환경단체 시민단체 보조금 조사해야. 반대로 먹고사는 집단. 전북도가 못배워 못살고 그래도 자식 새끼들 미래 생각 좀 하고 살자. 조그마한 것들. 특히 정이라는 함정에 속지 말고
ㅇㄹㅇㄹ 2023-06-29 13:02:54
소수 정예의 조직화된 일부단체의 표의 위력이나, 그들에 기대어 정치적 유불리와 표 계산에 여념이 없는 일부 정치인
—-> 이런놈들이 악질
사람이먼저다 2023-06-29 11:01:50
이런 목소리를 내는 분이 전주에 많아야 합니다. 지금 다른 도시 사람들은 불황에 어떻게 먹고사느냐를 가지고 고민하는데 유독 우리 전주시민만 뜬금업이 '맹꽁이 생존권을 사수하라'는 주장을 합니다. 주변을 둘러보세요. 사람이 먼저인지 맹꽁이가 먼저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