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상운리 원상운 고분군…고분 하나에 여럿 안치한 마한 매장전통 확인
완주 상운리 원상운 고분군…고분 하나에 여럿 안치한 마한 매장전통 확인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3.06.1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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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 완주 상운리 원상운 고분군 2차 조사 결과 현장 설명회

 전북 마한문화를 밝힐 수 있는 만경강유역권의 핵심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는 완주군 상운리 일대에서 하나의 고분에 여러 기의 매장 시설을 두는 마한의 매장 문화 흔적이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원상운 고분군의 총 8기 고분 중 가장 중심에 있는 3호 고분에 대한 첫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올해 그 남쪽 일대 고분을 대상으로 펼친 두 번째 정밀 발굴조사를 결과를 19일 밝혔다.

조사결과 원상리 고분군은 당초 8기로 알려져 있으나 추가로 1기가 확인돼 총 9기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4호, 6호, 9호 고분은 낮은 분구(墳丘)를 만들고 가장자리에 도랑형태 시설인 주구(周溝)를 두른 전형적인 마한 분구묘 구조로 나타났다. 주구의 너비는 약 2.5m다. 분구는 흙으로 쌓아 올린 위쪽 부분이 대부분 유실되어 10~30㎝ 정도만 남아 있었으며 고분의 중심부에 목관 1기가 자리하고, 주구 내부에 목관이 추가 매장된 형태이다. 이 중 4호 고분은 경사가 낮은 방향으로 주구를 되메우고 목관 2기를 추가로 매장해 수평으로 분구를 확장시킨 특징을 보였다.

 목관과 주구 내부에서는 목이 길고 바닥이 편평한 장경평저호(長頸平底壺), 양쪽에 고리 모양의 귀가 달려 있는 양이부호(兩耳附壺), 입 부분에 뚜껑을 받치는 턱이 있는 이중구연호(二重口緣壺), 뚜껑(蓋) 등의 의례용 토기가 출토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4호 고분 주구에서 출토된 장경평저호는 완주 일대 마한 토기 문화의 지역성을 보여주는 대표 토기이지만 그간 발굴된 사례가 많지 않았던 만큼 더욱 의미가 깊다”며 “고분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단독으로 자리하거나 수평으로 확장하면서 하나의 고분에 여러 기의 매장시설을 안치하는 마한 특유의 매장전통이 관찰되어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23일 오전 11시 완주 상운리 원상운 고분군의 2차 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하는 현장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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