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지역 보건의료 전달체계의 수술 시급
농어촌지역 보건의료 전달체계의 수술 시급
  • 윤준병 국회의원
  • 승인 2023.06.1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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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병 국회의원<br>
윤준병 국회의원

올해 초 대구에서 추락 사고로 부상을 입은 10대 여학생이 119구급대로 인계될 때까지 의식이 있었지만 8개 응급의료기관에서 퇴짜를 맞고 치료할 병원을 찾지 못해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달에는 경기도 용인에서 70대 남성이 차량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119구급대가 현장 출동 후 병원 11곳과 통화했지만, 병상 부족 등으로 이 환자를 받아줄 곳이 없었다. 결국 이 환자도 이송 중 심정지가 발생해 병원에 도착했지만 숨졌다. 최근에는 서울에서 고열을 앓던 5세 아이가 치료할 병원을 찾지 못해 응급실을 전전하다 한 병원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고 퇴원한 뒤 다음날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5년간 119구급대 재이송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문의 부재’가 가장 큰 재이송의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응급실 뺑뺑이’ 사례는 ‘필수의료 시스템’ 붕괴현상의 한 단면에 불과하다. 필수의료 분야의 전문인력 부족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도권 집중과 지역불균형 문제는 의료영역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우리나라는 수도권·대도시로 의료자원이 집중되어,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도시와 농어촌간 보건의료 서비스에서 큰 격차가 존재한다. 지방 주민들은 인근에 병원이 없어 몸이 아프면 인근 대도시로 원정진료를 가야 하기에 하루를 온전히 허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17년 보건의료실태조사에 따르면 비수도권과 중소도시·농어촌에서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농어촌과 산간벽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온 공중보건의 숫자가 해마다 줄어들면서 농어촌 지역의 의료 공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실제 올해 전라북도 내 14개 시·군에 배치된 공보의는 325명으로, 2021년 374명, 2022년 357명에서 꾸준히 줄어들고 있으며, 특히 산부인과 공보의는 지난해에 이어 ‘0명’으로 의료 공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비수도권 지역 내 필수의료의 절대 부족은 인구 유출과 고령화를 촉진하여 지역소멸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지역보건소·지방의료원 등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농어촌과 같이 의료취약지역 주민들에게 있어 보건진료소는 가장 필수적인 의료기관이다. 그러나 이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공중보건의 부족 문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어촌의 공공보건의료 전달체계를 재편하는 것이 절실하다.

이에 필자는 지자체장 판단 하에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를 통폐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의사를 배치할 수 없는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의 경우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의 의료행위를 일정 부분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의 「지역보건법」 개정안과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지난 1일 각각 대표발의했다.

지역 보건의료를 근본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의료인력의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 농어촌 지역은 공중보건의조차 만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제 전반적인 의사 수 부족에 따른 의료서비스 이용자들의 불편과 피해를 줄여야 한다. 공공의료기관 간 협력적 전달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공공보건의료를 위한 최소한의 인프라 구축이지만 응급적 조치일 뿐이며, 의료인력의 안정적 확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지난 8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의료현안협의체 제10차 회의를 진행하며 의사 인력 확충 논의에 합의했다. 복지부와 의협은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적정 의사인력 확충방안 논의 ▲확충된 의사인력에 대한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유입방안 마련 ▲전공의 수련 및 근무환경 개선방안 마련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정부와 의료계의 움직임은 만시지탄이긴 하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의료시스템이 마비되다시피한 농어촌 지역의 필수의료가 강화될 수 있도록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과 의료계의 적극적 참여를 기대한다. 의료 서비스 수요를 충족할 만큼 충분한 규모로 의사의 공급을 늘리고, 의료 쏠림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필자 또한 농어촌 지역의 의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 국회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윤준병<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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