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로 배우는 논술] 귤이 변하여 탱자가 되다
[고사성어로 배우는 논술] 귤이 변하여 탱자가 되다
  • 김종용 전 송북초교 교장
  • 승인 2023.06.14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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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용의 고사성어로 배우는 논술<br>
김종용의 고사성어로 배우는 논술

귤화위지(橘化爲枳)

귤나무 귤 橘 변할 화 化 될 위 爲 탱자나무 지 枳

사람이나 사물은 환경이나 조건에 따라서 변한다.

 

춘추 시대 제나라에 안영이라는 유명한 재상이 있었습니다. 그는 세 명의 왕 밑에서 재상을 지내면서 절약과 검소한 생활로 백성들에게 모범을 보였습니다. 평소 밥상에 고기반찬을 올리지 못하게 한 것은 물론 아내에게는 비단 옷 한번 입지 못하게 했습니다.

또한 조정에 들어가면 임금이 묻는 말에만 대답하였으며 묻지 않는 말에는 대답하지 않았고 항상 언행과 품행에 조심했습니다. 작은 키에 유창한 언변과 재치 있는 임기응변은 남달리 뛰어났습니다.

어느 해 안영은 사신으로 초나라에 가게 되었습니다. 초나라 왕은 안영과 인사말이 끝나자마자 입을 열었습니다.

“제나라에는 사람이 무척 귀한가 보오. 하필 경과 같은 사람을 사신을 보내다니 이유를 모르겠소.”

안영이 키가 작은 것은 비웃는 말이었습니다. 초나라 왕은 당시 제나라가 힘이 약하여 우습게보고 이러한 농담을 함부로 했습니다.

안영이 태연히 대답했습니다.

“저의 제나라에서는 사신을 보낼 때 상대방의 나라에 맞게 사람을 보내는 관례가 있습니다. 작은 나라에는 작은 사람을 보내고 큰 나라에는 큰 사람을 보냅니다. 신은 그중에서 가장 작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초나라에 오게 된 것입니다.”

안영의 말솜씨에 일격을 당한 영왕은 몹시 불쾌하였지만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 후 초왕은 안영을 초대했습니다. 백성들의 칭송을 받는 안영의 위신을 낮추고 자기의 위상을 드높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안영이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신하들을 불러 의견을 물었습니다.

“안영이 제나라에서 말을 잘하는 변설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오. 나는 그의 명성을 눌러 보고 싶은데 좋은 방법이 없겠소?”

그러자 한 신하가 앞에 나서 말했습니다.

“예,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도둑질을 한 제나라 죄인을 잡아들이면 됩니다.”

신하의 의견을 듣고 초 왕은 좋은 생각이라고 판단하여 그렇게 하도록 허락했습니다.

안영이 초나라에 도착하자 왕은 그를 위해 온갖 음식을 마련하여 성대한 술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술자리가 한창 무르익자 관리들이 죄인 한사람을 끌고 왔습니다.

초 왕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고 물었습니다.

“이자는 누구인가?”

“예, 제나라 사람인데 도둑질을 하다가 잡혔습니다.”

초 왕은 옆자리에 앉아 있는 안영을 보며 보란 듯이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어허, 이런 일이 있나. 다른 나라에 까지 와서 도둑질을 하는 것을 보니 제나라 사람들은 도둑질을 잘도 하는가 보오.”

그러자 안영이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저는 귤이 제나라 땅 회남에 심으면 귤이 되지만 초나라 땅인 회북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고 들었습니다(橘化爲枳). 잎은 서로 비슷하지만 그 과실의 맛은 서로 다릅니다. 그러한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물과 기후와 땅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금 백성들 중에는 제나라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은 도둑질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초나라에 들어오면 도둑질을 하니 초나라의 물과 땅이 백성들로 하여금 도둑질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아마 초나라의 풍토가 좋지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말은 들은 초 왕은 겸연쩍은 듯 웃으면 말했습니다.

“성인은 농담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과인이 부끄럽소이다.”

제나라 죄수를 안영에게 보여 주어 그의 명성을 꺾어보려 했던 초 왕의 계획은 보기 좋게 실패하여 망신만 당했습니다.

 

■ 일취월장(日就月將) 논술 실력을 다져요.

 

●안영은 왜 백성들의 존경을 받았는지 이유를 말해 보세요.

●초 왕은 왜 자신이 부끄럽다고 했는가요?

●귤화위지(橘化爲枳)의 글자를 풀이해 보고 뜻을 설명해 보세요.

●귤화위지(橘化爲枳) 을 넣어 문장을 만들어 보세요.

예 : 귤화위지(橘化爲枳)와 비슷한 말로 먹을 가까이하면 자신도 모르게 검어진다는 근묵자흑(近墨者黑)이란 성어가 있다.

●초 왕의 행동에 대해 비판하여 보세요.

●글의 뜻을 파악한 후 주제를 정하여 의견을 글로 써 보세요. (600자 내외)

① 서론(문제제기) ② 본론(문제의 이유나 원인→ 제시문 분석→실천 방안이나 문제해결 방안) ③ 결론의 순서로 써보세요.

 

■ 실천하면 금상첨화(錦上添花) 예요.

자연 속에 사는 모든 동식물이나 사물들은 환경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맹자의 어머니는 아들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했습니다.

꾸불꾸불 자라던 쑥대도 삼밭 속에서 자라면 저절로 곧게 자랍니다. 사람도 착한 사람을 만나서 사귀게 되면 나도 모르게 선하게 됩니다. 그러나 욕심이 많은 친구, 자기만 아는 친구와 사귀게 되면 나도 모르게 친구와 닮아 간 답니다. 내가 누구를 만나고 누구와 함께 생활하는 것은 나의 인생을 좌우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에게 놓여있는 환경에 모두 만족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환경을 탓하며 자신의 잘 못을 합리화해서도 안 됩니다. 어떤 상황이 오든 나에게 주어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김종용 전 송북초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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