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 유방암에 대해
젊은 여성 유방암에 대해
  • 박영삼 박영삼세이유외과 원장
  • 승인 2023.06.13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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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삼 전주 예수병원 유방갑상선혈관외과 과장
박영삼 박영삼세이유외과 원장

친한 선배에게 전화가 왔는데 20대 중반인 딸의 친구가 유방암이 나왔는데 상담해줄 수 있냐는 내용이었다. 전화를 받을 처음에는 쉽게 믿어지지가 않았다. 젊은 여성에게서 유방암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20대 여성들에게 제일 흔한 유방 종물이 섬유선종을 포함한 양성종양인데 암이라니. 나도 20대 여성이 유방에 혹이 있다고 외래를 방문하면, “섬유선종일 확률이 높으니 미리 걱정하지 말고 검사합시다” 라고 이야기 자주 한다. 아무튼 조심스런 마음으로 환자와 환자의 엄마와 면담을 하였다. 그래도 생각했던 것 보다 유방암의 크기가 크지 않았고 초음파상 겨드랑이의 림프절이 커져 있지 않아 “젊은 나이의 유방암이지만 초기일 것 같습니다. 호르몬 수용체(ER/PR)와 성장호르몬 수용체(Herb2) 염색을 해봐서 어떤 타입의 유방암인지 확인이 더 필요하고, 그 결과에 따라 치료방향이 결정됩니다.”라고 말하고 유방암의 4가지 타입 대해 조심스럽게 설명하였다. 엄마도 딸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서 “혹의 크기도 작고 겨드랑이 림프절도 커져 있지 않아 초기라고 하니 치료 잘 받아보쟈”라고 말을 했는데, 딸은 자기가 갑자기 나빠지지 않겠냐고 걱정을 많이 하였다. 나는 “이제 시작이고 아빠가 서울 큰 병원을 예약했으니, 뛰어난 유방암 전문가들이 잘 상담해줄거고 본인에게 맞는 치료를 해줄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고 위로를 해주었다. 하지만 환자는 문밖을 나가면서도 해결되지 않는 두려움을 가지고 나가는 모습을 볼 때 비슷한 연령의 딸을 가진 나의 마음도 많이 무거웠다.

얼마 전 신문에 7세 칠레 소녀인 ‘마우라’라는 아이에게 유방암이 발생하여 지난해 12월 유방절제술을 받았다는 기사를 보았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하고 논문을 검색해 보니 2000년 한국유방암 학회지에 원자력 병원 노우철 교수팀이 보고한 3세 여아에서 발생한 분비성 유방암에 대해 진단하고 치료한 케이스를 발표한 논문이 있었다. 3세와 7세인 이렇게 어린 나이에 유방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한편으로 무섭기도 하고 진료 시에 더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유방전문의로 일할 때는 유방암 환자들이 다들 나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었는데 최근에는 나보다 나이가 적은 여성들도 유방암으로 외래에 많이 오신다. 우리나라의 유방암은 서양에 유방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인 50대 이전에 유방암 발병률이 높다. 또한 20~30대 여성의 유방암의 발병률도 서양에 비해 4배 정도 많고, 증가율도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젊은 여성에게서 발생하는 유방암은 고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공격적이어서, 적극적으로 치료해도 재발률과 사망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항암치료 및 호르몬 억제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추후 임신여부와 조기 폐경에 대한 걱정도 있어 그에 맞는 상담과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

젊은 여성은 대부분 치밀유방이어서 유방촬영술로 병변을 발견하는데 한계가 있어, 유방 초음파를 진행하여야 유방의 이상소견을 더 잘 발견할 수 있다. 몇 살 때부터 유방 검진을 시행해야 하는지 가끔 질문을 받는다. 우리나라에서는 40대 이후부터 국가검진으로 유방촬영술이 진행된다. 하지만 나는 조기진단, 조기 치료가 필요하기에 좀 더 어린 나이부터 유방초음파를 1~2년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진행하기를 권하고 있다.

 

박영삼(박영삼세이유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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