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수소산업 도약, 정부가 나서야 한다
전라북도 수소산업 도약, 정부가 나서야 한다
  • 안호영 국회의원
  • 승인 2023.06.1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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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영 국회의원
안호영 국회의원

기후위기의 시대,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인 수소의 존재감이 급부상하고 있다. 기온 상승의 주범으로 밝혀진 탄소와 달리 수소는 연소해도 물로 변환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50년이면 수소경제 규모가 12조 달러, 우리 돈 1경 5,68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EU와 미국을 필두로 전 세계가 수소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뛰어들었다. 우리 역시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가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한 데 이어 2021년엔 세계 최초의 수소법이 탄생했다.

탄소중립을 천명한 지금, 이처럼 수소경제가 전 인류의 화두다. 멀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전라북도가 장밋빛 미래를 만들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전북은 이미 수소 생태계가 잘 갖춰진 곳이다. 수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수소 모빌리티, 그중에서도 수소차다. 완주 현대차 공장은 세계 최초, 세계 유일의 수소상용차 공장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수소전기트럭은 유럽에까지 수출되며 독보적 기술력을 자랑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익산의 두산퓨얼셀 역시 연료전지 분야를 선도하는 곳이다. 이밖에도 수소 생산, 저장·운송과 활용까지 전 주기의 산업생태계가 잘 정착했다.

수소산업의 무한한 가능성에 필자 역시 일찍이 도내 수소 인프라 구축·확대에 매진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2019년 전주·완주 수소시범도시다. 40여 대의 수소버스가 두 도시를 오가며 충전소 등 기초 인프라 조성에 탄력을 받았다. 이어 ‘신재생 연계 ESS(에너지저장장치) 안전성 평가센터’가 지난 5월 완주군에서 첫 삽을 떴다. ESS의 최대 과제인 안전성과 수명 제고를 위한 연구기관이 도내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이는 바로 관련 유관기업의 도내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기대가 크다.

화룡점정은 완주 수소특화 국가산단 선정이다. 수소 분야 72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으로, 3조 840억 원의 직접투자와 5조 9,7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7,400개의 일자리 창출, 2만 4천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도 침체 된 전북 경제의 활력소가 되어줄 전망이다. 무엇보다 전국 유일의 수소클러스터를 구축할 전기가 마련됐다. 압도적 기술력과 인프라로 세계를 선도하는 수소산업 메카 전라북도. 반드시 이뤄낼 수 있고, 성공해야만 하는 미래다.

물론 낙관해선 안 된다. 지난 8일, 필자를 포함해 국회수소경제포럼 소속 의원들이 도내 수소산업 현장을 찾았다. 우리 기업들의 놀라운 기술력을 목도함과 동시에, 수소경제 활성화에 정부의 역할이 절실함을 통감했다.

‘세계 1등 수소 산업’을 국정과제로 내건 윤석열 정부는 정작 수소 예산을 대폭 삭감해왔다. 작년 5월 추경에서 수소차 보급 및 충전소 설치 예산 2,250억 원을 감액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충전소는 전국 144개, 전북은 단 9개에 불과하다. 수소시범도시 완주군에조차 단 한 곳 뿐이다. 기체 수소보다 운송능력이 10배 높은 액화수소의 경우 아예 충전소가 없다. 업계의 눈부신 성장으로 올 하반기 연 4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이 갖춰졌지만, 정부의 앞뒤 다른 행보 탓에 우리의 일상에까지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달 말 새만금 ‘그린수소 생산클러스터 구축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나온다. 현재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그린수소는 화석연료 기반의 그레이수소보다 생산비용이 높다. 경제성 평가가 낮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탄소중립이라는 수소경제의 등장 배경과, 정부가 갖는 균형발전의 책무를 고려해야 한다.

국내외 에너지 연구기관은 이미 그린수소의 가격 안정화와, 그린수소 중심의 시장 재편을 예견한다. 따라서 그린수소의 안정적인 물량확보에 국가적 지원이 절실하다. 경제성을 이유로 그린수소 생산기지를 포기하는 근시안적 행태를 보여선 안 된다. 완주 수소특화 국가산단 선정에 이어 이 사업까지 성공적으로 완성된다면, 전북의 비상을 위한 큰 시너지 효과도 낼 것이다. 미래산업과 균형발전을 위한 정부의 혜안(慧眼)을 기대한다.

안호영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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