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기도
6월의 기도
  • 고재찬 성원기술개발 회장
  • 승인 2023.06.0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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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찬 군산대 산학협력단 교수<br>
고재찬 성원기술개발 회장

호국 보훈의 달 6월, 우리 민족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6월은 현충일과 망종, 하지, 단오가 있고 동족상잔의 6.25 한국전쟁이 있던 달이다. 들녘의 보리는 누렇게 익어가고 있고 옆 논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이다. 어느새 금년도 반이 다 지나가고 있어 시간이 빠르게 지나감을 실감 나게 한다.

먼저 현충일(顯忠日)은 ‘충렬을 드러내는 날’이라는 뜻으로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목숨 바친 이들을 기념하고 생각하기 위한 국가 추념일이다. 처음에는 ‘현충 기념일’이라고 불리다가, 1982년부터 기념일로 지정되었다. 매년 현충일에는 조기를 내걸고 정부 추념식이 시작되는 오전 10시 정각에 전국적으로 1분간 우리 민족의 번영과 독립,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들을 위해서 머리 숙여 조용히 생각하자는 의미에서 추모 묵념 사이렌이 울리면 함께 묵념하며, 나라를 위해 나라의 안정을 위해서도 기도하는 시간이다. 현충일을 6월 6일로 지정된 이유에 대해서 당시 언론보도나 국무회의 기록에서도 정확한 지정 이유를 밝혀 두고 있지는 않지만 ‘망종 유래설’과 6·25 전쟁의 발발 시점이 1950년 6월이었으니 6월의 적당한 날을 골라서 6월 6일로 정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찌 되었든 1년 중 유일하게 순국선열, 전몰장병에게 추모를 표하는 날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다. 이날은 순국선열 호국영령에게 감사하며 경건하게 지내는 것이 필요하지만 공휴일로 여기는 분이 날짜보다는 요일을 지정하자는 주장이 있기도 하다. 일부 기업에서는 현충일을 앞두고 묘역 정화를 하고 가족과 함께 현충원 봉사활동을 하면서 나라 사랑의 의미를 다지는 아름다운 모습도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6·25 전쟁으로 휴전이 되기까지 3년 1개월에 걸친 기간에 총 250만 명이나 되는 많은 생명이 희생을 당하였다. 80%의 산업시설과 공공시설, 교통시설이 파괴되었고, 정부 건물의 4분의 3이 파괴되거나 손상되었으며, 가옥의 절반이 파괴되거나 손상되는 등 그 피해는 셀 수 없을 정도이다. 그야말로 한반도전체가 폐허가 된 것이다. 한국전쟁은 약 20만 명의 전쟁미망인과 10여만 명이 넘는 전쟁고아와 1천여만 명이 넘는 이산가족이 생겨났다. UN에 의한 16개국의 참전으로 진퇴를 거듭하다가 중공군의 개입에 이어 휴전은 되었지만 크고 작은 국지 도발 및 무력 충돌이 여러 번 있었다.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우리나라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음을 볼 때 이것은 기적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세계 12위권에 드는 경제 대국으로 탈바꿈한 유일한 나라이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전 세계 7대 우주 강국으로 발돋움하였다.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 그리고 분단의 아픔 등 그동안 걸어온 길은 결코 평탄한 길이 아니었지만, 이러한 역경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피흘려 노력하신 분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6월은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 춘궁기였지만 지내기에 적당한 온도, 신록과 함께 피어난 각가지 종류의 꽃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계절이다. 이 좋은 계절 6월에 우리는 왠지 불안해하며 가슴 아파하고 있음은 무슨 이유일까? 국제사회는 어느 나라든지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다른 나라는 안중에도 없다. 무역수지는 작년 3월부터 15개월째 이어지고 있으며 노사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많은 수출을 담당해 줬던 중국은 최근 냉담 수준으로 멀어져 있다. 남북의 대화는 끊어진 채 단호한 대처만 말하고 있다. 여야의 모습은 정치가 실종된 지 오래다. 부의 편중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6월에는 이런 기도를 하고 싶다. 이 땅에 전쟁이 아닌 평화를 허락하소서. 미움보다는 사랑이 넘치게 하소서. 용서와 믿음이 있게 하시고 절망이 아닌 희망으로 살아가는 이 나라 이 민족 되게 하소서. 어둠은 물러가고 기쁨이 넘치는 살맛 나는 이 나라 되게 하소서. 함께 손잡고 내일을 향해 나아가게 하소서. 새만금이 2차전지의 허브가 되게 하소서. 8월에 있을 세계 젊은이들의 잔치 잼버리가 잘 준비하며 아무런 사고 없이 잘 진행되게 하소서. 6월의 기도 간절함으로 이루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고재찬 성원기술개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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