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재앙, 교육적 해법 가능하다
인구재앙, 교육적 해법 가능하다
  • 황호진 전북대 특임교수/前 전북교육청 부교육감
  • 승인 2023.06.0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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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사회에 복합적 위기가 몰려오고 있다고들 한다. 가까운 미래에 뭔가 큰 변고가 엄습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다. 하지만 이미 발생한 재앙적 상황에 온 사회가 너무도 무기력하게 쳐다보고만 있는 게 있다. 바로 인구재앙이다.

 우리나라 지난해 출산율은 인구의 현 수준 유지에 필요한 합계출산율 2.1보다 너무도 낮은 0.78에 불과하다. 인구구조는 더 큰 문제이다. 14세 이하 유소년 대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인 노령화지수는 2017년에 100을 넘어서더니(105.1) 불과 8년 후인 2025년에 200을 넘어선다(201.5). 인류역사상 이처럼 단기간에 출산율이 급감하고 초고령화가 일어난 사례는 전무하다.

 북한 핵보다 더 큰 현실적 위협이다. 지역소멸을 넘어 국가소멸의 위기이다. 너무 크고 무거워서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든다. 대부분이 멍하게 바라보고만 있다. 뭔가 몸부림이라도 쳐봐야 하지 않겠는가?

 해법을 찾으려면 원인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경제·사회적 요소와 문화·인류학적 요인들이 복합되어 있어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 해법 마련은 더욱 어렵다. 그러나 복잡한 문제일수록 단순하게 접근해야 해법이 보인다.

 우선 경제적 부담이다. 비유하자면 새의 ‘둥지’와 ‘먹이’ 문제다. 괜찮은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어른들도 살아가기 버거운데, 힘든 어른들이 아이를 낳아 잘 키울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이 하나를 낳아 18세까지 키우는 데 드는 양육비 총액이 2013년 1인당 GDP의 7.79배로 우리가 단연 세계 최고이다. 미국·일본의 2배 수준이다. 총양육비의 절반을 학원 등 높은 교육비가 차지하고, 주거비와 보육비 등도 너무나 비싸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한다고 해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대기업도 언제 무너질지 모르고, 애써 습득한 지식은 이미 무용지물이 되어 있을지 모른다.

 아울러 각박한 사회환경에서 ‘신뢰’가 붕괴하고 있다. 맞벌이 증가와 이혼율 급증은 가정파탄의 가능성을 높이고, 부부가 서로 출산을 주저하는 신뢰의 붕괴를 가져온다. 여기에 나 자신의 삶이 중요하다는 개인주의 확산으로 출산기피 풍조까지 있다.

 해법을 단순화하면 이렇다. 양육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교육비를 공교육이 부담하고, 주거비와 보육비를 국가에서 부담하자. 아이들에게 산업·기술의 급격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미래역량을 길러주자. 개인 중심의 가치관을 공존과 신뢰, 상호협력의 가치관으로 바꾸자. 우리 아이가 부담이 아니라 기쁨의 원천이라는 인식을 복원하자.

 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없애고, 급격한 산업·기술의 변화에 적응하고 선도하는 인재로 키워내는 것이 불가능한가? 그렇지 않다. 가능한 일이다!

 미래의 핵심역량은 소통능력과 인성이다. 기술변화를 따라잡는 것도 혁신의 창출도 소통능력에서 나온다. 또한 소통능력은 인성을 토대로 한다. 따라서 문해력과 말하기 등 소통능력과 풍부한 인성 함양이 미래교육의 핵심이다.

 미래에는 창조적 능력을 갖춘 주체적·비판적 인재가 요구된다. 교육과정과 수업 등 교육 전 과정에서 아이들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 선생님들은 더 많이 연구하고 수업 코칭에 집중해야 한다. 현재의 주입식 교육은 우리 아이들과 사회의 미래를 파괴하고 있다.

 인성의 토대는 협동적 수업과 체험활동, 그리고 스포츠를 통해 탄탄하게 형성된다. 이를 통해 리더십도 갖추게 된다.

 이와 같이 공교육을 통해 양육비를 최소화하고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 관련된 국민 대토론회를 전북에서 먼저 시작하자! 이 땅에서 한민족의 역사가 단절되는 인구재앙을 피할 해법을 우리가 마련하자.

 황호진<전북대 특임교수/前전북교육청 부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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