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멸법과 에너지 불변의 법칙
생멸법과 에너지 불변의 법칙
  • 김동수 시인/(사)전라정신연구원장
  • 승인 2023.05.3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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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시인 / 전라정신연구원장<br>
김동수 시인 / 전라정신연구원장

우주 만물은 인연 따라 나타났다(生) 인연 따라 사라진다(滅). 하지만 이러한 생(生)과 멸(滅)이 그냥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이 이어져 또 다른 생멸(生滅)을 거듭하고 있으니 이것이 곧 연기(緣起)요, 무상(無常)이고 진공묘유(眞空妙有)의 세계이다.

그러면서 그 공(空)과 멸(滅)에서 만물이 다시 생(生)하니, 불생불멸(不生不滅)의 세계요, 부증불감(不增不減)의 세계다. 이는 아인슈타인이 말한, 질량과 에너지가 동등하게 호환된다는 ‘등가(等價) 원리’(E=MC˘2)와도 같은 맥락이니. 이를 에너지·질량등가의 법칙이라고 한다. 양초 하나가 탈 때 거기에서 발산되는 열과 빛이 동등한 에너지(氣)로 변환되니 이게 바로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는 부증불감(不增不減) 불생불멸의 순환원리가 아니겠는가?

이 세상은 원자(原子)라는 작은 세계 안에서 무한히 펼쳐지는 연기의 장(場)이다. 그리고 원자가 양(陽)의 원자핵(양성자+중성자)과 음(陰)의 전자로 구성되어 있고, 이 원자 속에는 또 수많은 불가시적(不可視的) 미립자들이 모여 생명(生滅)을 거듭하고, 이것들이 다시 분자(分子)를 이루고, 그 분자들이 모여 비로소 우리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가시적(可視的) 물질계를 이루고 있다.

하나의 입자가 눈앞에서 사라졌다고 하여 없어지는 것이 아니며, 하나의 입자가 또 나타났다고 하여 없던 것이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하나의 입자가 사라졌다는 것은 다시 무엇인가 생겨나는 준비과정이며, 하나의 입자가 나타나는 것 또한 하나가 사라져 가는 과정일 뿐이니 한 입자의 멸(滅)은 다른 입자 생(生)의 원인이 되어 생멸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 어느 순간에도 제 스스로 생겨나는 것이 없고, 없어지는 것도 없다. 낮과 밤이 나타나고 사라지듯,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생(生)과 멸(滅)은 본디 없고 돌고 돌 뿐이다. 원자라는 작은 세계 안에서 펼쳐지는 무한한 연기의 장(場)일뿐, 삼라만상 모두가 예외 없이 무진한 연기의 무대 위에서 생멸을 거듭하며 나타나고 사라질 뿐이니, 천지자연은 참으로 냉정하고 엄혹한 진리의 세계라 하겠다.

그러기에 이 세상에 그저 생(生)하는 것도 없고, 그저 멸(滅)한다는 것도 없으니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 이것이 곧 도(道)의 세계요, 생이 있는 그 자리에 바로 멸이 존재하며, 멸이 있는 그 자리에 바로 생이 존재하는 불생불멸의 세계다. 그런데도 우리는 하나가 생긴 것만을 볼뿐, 그러기 위해 하나의 물질이 소멸한다는 것을 보지 못한다. 거시적 관점에서 본다면 ‘멸’이 곧 ‘생’이고 ‘생’이 곧 ‘멸’이니, 생(生), 그 자리가 곧 불생불멸의 중도(中道)요, 멸(滅), 그 자리에서 또한 생이 태어나니, 생과 멸이 불일불이(不一不異)한 진공묘유(眞空妙有)의 세계가 아니겠는가?

인과응보란 인과(因果)의 법칙, 곧 원인이 있으면 반드시 결과가 있다는 말이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마음가짐, 말과 행동들은 인(因)이며 이것들이 나중에 어떤 연(緣:조건)을 만나 그에 상응하는 과(果)로 이어지게 된다.

인과응보의 원리에는 네 가지 법칙이 있다. 첫째는 현재의 즐거움을 위해 남을 괴롭히면 미래의 불행을 만드는 것이고. 둘째는 현재는 괴롭더라도 그것을 참고 견디면 미래가 편안해지는 것, 셋째는 선(善)한 일을 한 결과로 미래에 더 좋은 과보를 받는 것. 넷째, 나쁜 짓을 한 결과로 나중에 고약한 과보를 받는 것. 이 네 가지 길에서 우리가 결코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또 정의나 의리를 내세우면서 남을 이용하는 일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선인선과(善人善果) 악인악과(惡人惡果)의 법칙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인(因)과 연(緣)을 자신이 만들며, 그 과(果) 또한 자신이 받는 인과응보의 세계를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

김동수<시인/(사)전라정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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