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관찰에서 얻은 위기감
꿀벌 관찰에서 얻은 위기감
  • 이길남 하서초 교장
  • 승인 2023.05.2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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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계절을 지켜주세요
이길남 선생님의 즐거운 글쓰기
이길남 선생님의 즐거운 글쓰기

초여름. 온 산과 들이 초록 세상이다. 봄에 싹을 피워낸 나무와 꽃들은 이제부터는 잎을 넓고 크게, 꽃이 지고 난 자리에 생겨난 소중한 열매를 키워내는 데에 집중한다.

살구나무꽃이 구름같이 피어나던 봄이 벌써 저만큼 가고 대신 가지마다 살구가 달렸다. 바람이 부는 날 바닥에 떨어진 크다 만 살구들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이제는 튼실한 살구들만이 달려 있다.

길을 걷다가 벌 한 마리가 발 근처에서 맴을 돌아 깜짝 놀랐다. 시계꽃(클로버) 사이를 돌아다니며 꿀을 찾는 듯했다. 예년 같으면 6월 초에 아카시아꽃이 피어 향기로운 아카시아꿀을 실컷 모았을 꿀벌인데 이상고온 현상으로 계절이 서둘러 가는 바람에 시기를 놓친 것이다.

사실 올봄에 매화꽃이 피었을 때부터 수상했다. 날씨가 갑자기 따뜻해지자 며칠 사이에 매화가 피기 시작했고 나무에 꽃이 가득하니 매화향이 멀리까지 퍼졌었다. 그런데 꽃은 잔뜩 피었는데 벌이 오지 않았다. 벌이 하도 윙윙거려서 가까이 가서 매화향을 맡고 싶어도 못가던 예전의 내 모습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서 이러다 매실을 못 보는 건 아닌가 걱정도 했었다.

다행히 꽃이 다 지기 전 하루 이틀 사이에 고마운 벌들이 뒤늦게나마 찾아와 주어 지금은 매실이 많이 달려 커나가고 있다.

‘지구 온난화’, ‘이상 고온 현상’에 이어 ‘기후 위기’라는 말들이 수시로 들려온다. 북극의 빙하가 매우 빠르게 녹고 있고 알프스산맥 눈도 다 녹아 스키장이었던 곳이 그냥 푸른 목장이 되었다.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기후환경생태교육을 실시하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이해시키고 실천하도록 돕고 있다.

부안 하서면에 있는 새만금 환경생태 단지에서는 1주년 기념행사(6.3토~6.6화)를 준비하고 있다. 기마순찰대는 말타기 체험, 탄소중립, 방 탈출, 암벽장 체험부터 나만의 바다 만들기, 탄소중립 식물화분, 스칸디아모스 키링 만들기 등 수많은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연휴 동안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참여하면 좋겠다.

지금부터라도 어떻게 하면 기후 위기에서 벗어날까를 배워 우리 아이들이 아름다운 지구에서 푸른 하늘, 초록 나무, 초원, 갖가지 꽃들 속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해 나가기를 바란다.

 

이길남 하서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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