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로 배우는 논술] 학문을 굽히어 세상에 아첨한다.
[고사성어로 배우는 논술] 학문을 굽히어 세상에 아첨한다.
  • 김종용 전 송북초교 교장
  • 승인 2023.05.2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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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용의 고사성어로 배우는 논술<br>
김종용의 고사성어로 배우는 논술

곡학아세(曲學阿世)

굽을 곡 曲 배울 학 學 아첨할 아 阿 세상 세 世

학문을 왜곡해 가며 권력자나 세상에 아부하여 출세하려는 행동

전한 4대 황제인 효경제는 왕위에 오르자 세상에 숨어사는 유능한 학자들을 불러 새로운 정치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시경(詩經. 고대 중국의 시가를 모아 만든 유교의 교리를 적은 책)에 정통하여 박사가 된 산동 출신의 원고생이란 사람을 불러 고견을 듣고자 했습니다. 그는 성품이 강직하고 학식이 풍부했으며 누구든 잘 못이 있으면 어떤 두려움도 마다하지 않고 당당하게 직언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원고생은 나이가 아흔이 넘었지만 효경제의 부름을 받자 기쁜 마음으로 출사를 했습니다.

어느 날 경제의 어머니 두태후가 평소 즐겨 읽던 노자에 대해 의견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비판했습니다.

“노자는 보잘 것 없는 자입니다. 노예나 종처럼 하찮은 존재로 그런 자가 하는 말 또한 하잘 것 없는 말에 지나지 않습니다. 무식한 하인들과 같은 말이어서 취할 바가 못 되옵니다.”

이 말에 두태후는 몹시 화가 났습니다. 그녀는 누구보다 노자를 존경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뒤 두태후는 그에게 매일 돼지를 잡는 힘든 일을 시켰습니다. 어머니가 하신 일이라 경제는 원고생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그 후 세월이 흘러 효경제는 원고생을 정직하고 청렴한 사람으로 생각하여 태부로 임명했으나 원고생은 병으로 벼슬을 그만 두고 고향으로 내려갔습니다.

효경제가 죽고 황제의 자리에 오른 무제 또한 원고생을 불러 곁에 두고 의견을 듣고 싶어 그를 부르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권력에 아첨하며 출세하려는 학자들이 온갖 거짓말로 원고생을 비방하며 그의 출사를 반대했습니다.

“원고생은 이미 나이가 90세가 넘었습니다. 그를 불러서 도움이 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차라리 젊은 인재를 등용하시는 것이 나라를 위하는 길입니다.”

그러나 무제는 신하들의 온갖 비방에도 불구하고 원고생을 불러들여 벼슬을 주고 그의 의견을 새겨들었습니다.

그때 공손홍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과거에 급제한 사람으로 학문이 매우 뛰어나고 세상에 두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는 국가의 중대한 일이 있을 때마다 전, 후에 일어날 일을 잘 해석하고 처리하여 무제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공손홍도 원고생이 나이만 많을 뿐 그의 학식이 나라에 도움이 되는 것이 별로 없다며 그를 무시했습니다.

그러나 원고생은 이러한 일에 전혀 개의치 않고 공손홍을 젊고 학식이 풍부한 현량으로 보고 허물없이 그를 잘 대해 주었습니다.

어느 날 원고생이 공손홍을 불러 조용히 말했습니다.

“자네도 알고 있겠지만 요즈음 학문에는 거짓 학설이 판을 치고 있네. 어떤 책은 거짓으로 쓰여 있어 선비들이 잘 못된 생각을 가지고 공부를하기도 하지. 학문이 제 모습을 잃을까 걱정이 되네. 다행이 자네는 젊은 나이에 곧은 생각을 가지고 있고 학문을 매우 아끼고 좋아하는 선비지. 그대가 올바른 학문을 읽혀서 세상에 바른 진리를 전파하도록 힘써 주시게. 부디 학문을 바르게 하여 세상에 옳은 말을 하고 학문을 굽혀서 세상에 아부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주시게(曲學阿世).”

공손홍은 원고생의 진심 어린 충고와 훌륭한 인품과 학식에 감명을 받아 잘 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제자가 되어 훗날 큰 학자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그 후 사람들은 시경을 논할 때 원고생의 말을 바탕으로 했으며 제나라에서 이름을 떨쳤던 사람들은 모두 그의 제자들이었습니다. 후에 공손홍은 동중서와 함께 미래의 관리들을 양성하고 심사하는 유가(儒家)학교를 세웠으며 이는 후대에 과거제도의 선구적 역할을 했습니다.

곡학아세는 학문을 왜곡하여 세상에 아첨한다는 말로 지식인들이 정도를 벗어난 학문으로 세상에 아부하여 출세하려는 태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 일취월장(日就月將) 논술 실력을 다져요.

 

●황제는 왜 원고생을 불렀는지 근거를 들어 말해 보세요.

●원고생이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공손홍은 왜 원고생의 제자가 되었을까요?

●곡학아세(曲學阿世)의 글자를 풀이해 보고 뜻을 설명해 보세요.

●곡학아세(曲學阿世)를 넣어 문장을 만들어 보세요.

예 : 학계에서 존경받던 교수가 갑자기 곡학아세하며 추한 모습을 보이자 많은 사람들이 분 노와 실망을 했다.

●글의 뜻을 파악한 후 주제를 정하여 의견을 글로 써 보세요. (600자 내외)

① 서론(문제제기) ② 본론(문제의 이유나 원인→ 제시문 분석→실천 방안이나 문제해결 방안) ③ 결론의 순서로 써보세요.

 

■ 실천하면 금상첨화(錦上添花) 예요.

 

많은 지식을 가지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일은 그 지식을 통하여 삶의 지혜와 이치를 깨닫는 것입니다. ‘곡학아세’하여 자신보다 높은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배운 학문을 잘 못되게 이용하여 자신의 영달에 힘을 쏟는 지식인이라면 차라리 지식을 갖지 않은 것이 낫습니다. 요즈음 ‘곡학아세’하여 출세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권력에 붙어서 사실에서 벗어난 논리를 돕거나 존경 받던 사람이 갑자기 자신의 영달을 위해 원칙과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여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켜 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일은 어떠한 이유로든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바른 사회를 위해서는 배움과 실천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어떠한 불의에도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지키면서 묵묵히 학문에 전념해야 합니다. 즉 학행일치(學行一致), 배운 대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종용 전 송북초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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