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발 가로수, 이제는 안 된다
닭발 가로수, 이제는 안 된다
  • 한경연 도민기자
  • 승인 2023.05.1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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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발 가로수’. 생소한 단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보신 분들은 많을 것이다. 가로수를 너무 심하게 전지하거나 전정해서 그 모양이 닭발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슬픈 이름이 바로 닭발 가로수이다.

가로수는 도심 속 자연경관을 아름답게 할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절감으로 인한 대기오염의 정화, 그리고 탄소중립의 생태환경 조성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봄이 되면 생동감과 더불어 화사한 꽃으로 향기를 더하고 여름에는 넓은 팔을 벌려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며, 가을에는 온갖 색으로 물들어 마음의 평온을 주고 겨울에는 삶의 무상감과 한해를 정리하는 숙연함을 느끼게 하는 등 가로수는 우리와 함께였고 앞으로도 오래오래 함께 할 것이다.

가로수를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잘 안다. 잎이 떨어져 거리를 지저분하게 하고 은행 열매는 보기 싫은 정도를 넘어 악취까지 풍겨서 수많은 민원에도 시달릴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가로수 관리의 편리함만 추구하여 미관을 해치고 가로 수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가로수가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적정한 가지치기와 전정이 이뤄져야 한다. 마침 올해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도시 내 녹지관리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였다니 다행이다. 다만 가로 수 관리부처와 기관에서는 이 개선방안에 따라 가로수 관리를 제대로 하길 바란다.

도시 내 녹지관리 개선방안에 따르면 가지치기는 도시의 나무 그늘이 유지되도록 나뭇잎 달린 수목 부분의 25% 이상이 잘려 나가지 않도록 하라고 권고하였다. 미국과 홍콩 등 외국에서도 25% 이상 자르는 것을 금하는 등 기준을 세워서 가로수를 보호하며 관리하고 있다. 과도한 가지치기는 잎마름병 등 병충해에 취약하게 해서 수목의 생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서울기술연구원(원장 임성은)의 연구발표에 의하면 가로수 그늘은 주변보다 15.4도가 낮고, 그늘막 그늘은 주변보다 8.4도가 낮아서 열저감에 25%나 더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2022.9.1. 건설기술신문) 가로수의 기능은 단순히 미관상 아름다움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산소 공급과 탄소 흡수 등 대기오염의 정화로 건강한 삶에 도움을 주고 쾌적한 생활환경의 제공과 도심 속 열섬 현상의 완화 등 우리 삶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주민 ㄱ씨(남·50대)는 ‘지나다니면서 가로수가 이렇게 잘린 모습을 보면 정말 안타깝다. 저녁에 다닐 때는 귀신 같이 보이기도 한다’ 며 5월에도 푸른 가지를 드리우지 못하고 벌거벗은 채 서 있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표한다.

한경연 도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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