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연탄은행이 어르신들께 차리는 ‘행복한 밥상’ 현장
전주연탄은행이 어르신들께 차리는 ‘행복한 밥상’ 현장
  • 이규희 기자
  • 승인 2023.05.1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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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전주연탄은행 봉사자들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무료배식을 하고 있다. 홍건호 수습기자
11일 전주연탄은행 봉사자들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무료배식을 하고 있다. 홍건호 수습기자

“같은 밥 한 숟갈도 여럿이 함께 먹으면 더 맛있어져요. 홀로 생활하는 어르신들이 많은데, 따뜻한 나눔의 맛을 전할 수 있어 기쁩니다.”

‘행복한 밥상’을 차리고 있는 윤국춘 전주연탄은행 대표의 말이다.

행복한 밥상은 전주연탄은행이 독거노인 등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무료 점심이다. 지난달부터 시작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마다 100여 명의 어르신에게 대접하고 있다.

11일 오전 11시께 전주시 완산구 서서학동 전주연탄은행 본관을 찾아 자세한 현장을 들여다봤다. 배식 30분 전부터 어르신들이 이곳 자원봉사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으며 모여들기 시작했다. 배식이 시작될 무렵엔 웃음꽃을 피우며 오늘의 메뉴인 카레를 기대하는 어르신들로 만석이었다.

이날 행복한 밥상을 맛있게 즐긴 어르신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정순자(70) 어르신은 “행복한 밥상을 처음 알았을 땐 공짜로 얻어먹는 게 좀 민망하기도 해서 와 볼 생각을 못 했다”며 “그런데 먼저 이곳 봉사자들이 먹으러 들어오라며 문 앞에서부터 불러세워 반겨줬다. 베푸는 마음으로 편하게 대해줘서 고마운 심정이다”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곽분순(72) 어르신도 “반찬도 영양가 있게 골고루 나오고 무엇보다 일단 맛있다”며 “이곳에서 밥을 먹으면서 친해진 친구들도 있고, 다 같이 먹다 보니 더 맛있게 느껴진다. 매주 밥을 먹으러 오게 된다”며 고마워 했다.

훈훈한 음식 대접은 윤국춘 전주연탄은행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행복한 밥상은 그동안 꾸준히 실천해 온 연탄 봉사의 연장선으로, 독거노인 등 고령의 어르신들의 끼니를 챙겨드리고자 마련됐다. 하지만 그 시작이 마냥 평탄하진 않았다. 한정된 분량에도 무료로 밥을 제공한다는 점 때문에 인근 식당에선 수입이 줄어든다며 민원을 여러 차례 제기하기도 했다.

윤국춘 대표는 “행복한 밥상을 운영하며 어려운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 나눔의 차원에서 차려지는 따뜻한 밥 한 끼라는 점을 이해해 주신 분들 덕에 이겨낼 수 있었다”며 “늘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한 식사를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을 볼 때 무척 보람차다. 더불어 살아갈 때만 느낄 수 있는 따뜻한 나눔의 맛을 차려드릴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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