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댐, 극한 가뭄을 버티는 힘
용담댐, 극한 가뭄을 버티는 힘
  • 김세진 K-water 용담댐지사장
  • 승인 2023.05.1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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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진 K-water 용담댐지사장

 초록빛이 짙어진 진안(鎭安) 용담댐에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오랜 감염병 유행의 답답함을 털고 모처럼만의 나들이인데도 표정들이 그리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모두 하나같이 “댐에 물이 많이 빠졌네”라는 말을 내뱉는다. 가뭄이 길어지면서 호수 주변의 벌목 경사면이 황토빛으로 선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반가운 단비가 내렸지만, 유례없는 전국적인 가뭄 위기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뭄 피해가 심한 광주·전남지역의 경우, 주암댐 저수율은 5월 8일 현재 29%로 예년의 71% 수준에 그친다. 가뭄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지난 3월에는 대통령이 직접 주암댐을 방문해 가뭄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 마련을 지시한 바 있다.

 전북과 충남지역의 주요 식수원인 용담댐의 상황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상황은 비슷하다. 용담댐 유역의 올해 강수량은 222mm로 예년 대비 92%이며, 댐 저수율 또한 현재 34%로 전년 대비 75%에 불과하다. 수치로만 본다면 물 공급에 차질이 생기진 않을까 우려의 소리가 나올 만하다.

 그러나 용담댐은 국내 5번째 규모인 저수용량 8억1천500만톤의 물 그릇으로 건설된 대형 다목적댐이다. 덕분에 올해와 같은 가뭄 상황에서도 약 2억7천800만톤의 저수량을 확보하고 있어 전북과 충남지역에 하루 144만톤의 용수를 약 160일 정도 공급이 가능하다. 즉,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는 상황이 계속된다고 하더라도 7~8월까지는 물을 공급하는 데 지장이 없다.

 다행히 기상청에 따르면 5~6월의 강수량은 대체로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가 발표한 ‘가뭄 진단 및 향후 대책’에서도 용담댐은 원활한 용수 공급이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로부터 댐 수위가 전년보다 아파트 2층 높이가 넘는 6.3m 가량 낮아진 것은 댐 방류량을 늘렸기 때문이 아니냐는 오해와 걱정도 들린다. 하지만 댐 수위가 낮아진 것은 턱없이 부족한 올해 강수량과 유입량 때문이지 방류량 증가로 인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예측 강우 수준에 따라 방류량을 최적으로 조정하는 과학적인 물관리 기술 덕분에 가뭄 중에도 꾸준히 하류에 물을 공급할 수 있었다.

 용담댐은 20년 전 진안군민들이 삶의 터전을 내어준 자리에 지어졌고, 지금은 전북과 충남지역의 130만 주민이 믿고 의지하는 댐이 되었다. 기후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돌이켜보면 댐 건설은 우리 모두에게 올바른 결정이었다. 댐 건설 이전 전주시민 22만명이 겪었던 94~95년의 제한급수와 격일제 급수 파동은 더는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

 가뭄 상황이 앞으로도 지속한다면 용담댐도 6월 말에 가뭄 ‘관심’ 단계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어, 지금보다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K-water 용담댐지사는 가뭄 장기화에 대비하여 가뭄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사용량을 고려한 실제 필요 물량을 공급하는 등 위기단계에 맞게 선제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곧 다가올 여름 홍수기에도 통합물관리 역량과 선진 스마트기술을 기반으로 철저히 대비하여, 가뭄과 홍수로부터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댐을 운영해 나갈 것이다. 국민들도 댐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가뭄 극복을 위한 적극적인 물 절약에 모두 함께해준다면, 용담댐은 기후변화에 대한 뚜렷한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세진 K-water 용담댐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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