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란지위(累卵之危)
포갤 누 累 알 란 卵 어조사 지 之 위태할 위 危
불안정하여 매우 위태로운 형세
전국시대 위나라에 범저 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범저는 머리가 좋고 말솜씨가 매우 뛰어났습니다. 그는 세상에 나가 큰일을 하고 싶었지만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중대부 벼슬을 하는 수가라는 사람의 밑에서 일을 하다가 사신으로 가는 주인을 따라 제나라에 가게 되었습니다. 제나라에 도착한 수가는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때 범저는 뛰어난 재치와 말솜씨로 왕과 대신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이로 인하여 제나라 왕은 범저가 대단한 인물임을 알아보고 돌아가는 길에 선물까지 하사 했습니다. 이를 지켜본 수가는 기분이 몹시 상했습니다.
‘내 밑에서 일하는 놈이 제나라 왕의 선물까지 받다니…’
위나라로 돌아온 수가는 범저가 몹시 못마땅했습니다.
어느 날 수가가 조그만 잘 못을 저지르자 제나라 왕과 사적으로 교류한 첩자라고 누명을 씌워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정말 억울해서 살수가 없구나!’
감옥에 들어간 범저는 온갖 고문과 수모를 당했으나 유창한 말솜씨로 옥졸을 설득하여 감옥에서 도망쳤습니다. 그리고 절친한 이웃 정안평의 집에 숨어 살면서 이름을 장록으로 바꾸고 다른 나라로 탈출 할 기회만 노리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정안평은 진나라에서 온 사신 왕계에게 범저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범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진나라는 지금 알을 쌓아 놓은 것처럼 위태롭습니다(累卵之危). 만약 제가 진나라를 위해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나라를 안전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재능과 언변에 감탄한 왕계는 범저가 보통 인물이 아님을 알고 비밀리에 수레에 태워
진나라로 데리고 왔습니다. 진나라에 도착한 사신은 소양왕에게 범저를 소개했습니다.
“장록 선생은 위나라 사람으로 말솜씨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지략이 대단한 사람입니다. 지금까지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살아왔습니다. 지금 선생은 진나라의 정치를 평하여 달걀을 쌓아 올린 것처럼 위태롭다고 합니다(累卵之危). 선생을 기용하면 그 위기에서 벗어날 방책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관리로 삼아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십시오.”
진나라가 위태롭다는 말을 듣고 왕은 기분이 좋지 않았으나 왕계의 뜻을 받아 낮은 벼슬을 내리고 나랏일을 돕도록 했습니다.
일 년 후 범저의 말대로 진나라가 위험에 빠지자 그는 ‘먼 나라와 화친하면서 가까운 나라를 공격 한다’는 원교근공(遠交近攻) 책을 제시하여 위기에서 나라를 구해 냈습니다. 이에 진왕은 크게 기뻐하며 말했습니다.
“그대가 없었다면 진나가 크게 위험에 빠질 뻔 했소, 그대의 공이 크오.”
왕은 위기에서 나라를 구해 낸 범저를 칭찬하고 그 뒤부터는 그를 믿고 큰일을 맡겼습니다.
그 후 범저는 왕을 도와 외척 정치를 청산하도록 했으며 촉과 한중을 연결하는 험한 벼랑 에(棧道) 천리나 되는 길을 개척했습니다.
또한 조나라 군대 40만 명을 단숨에 무너뜨린 후에 진나라에 불리한 합종을 거론할 생각조차 못하게 했습니다. 그리하여 그가 재상에 오르자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진나라를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을 죽음의 문턱까지 가게 만든 수가가 찾아왔습니다.
“머리카락 까지 뽑아 속죄를 해도 부족합니다. 저를 죽여주십시오.”
수가가 머리를 숙여 지난날 자신에게 저지른 죄를 빌자 그를 용서했습니다.
그 후 범저는 진나라의 국정 운영을 지혜롭게 하여 중국의 천하통일에 대한 바탕을 이루었습니다.
■ 일취월장(日就月將) 논술 실력을 다져요.
●범저가 감옥살이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진나라의 사신은 왜 범저를 왕에게 소개해 주었을까요?
●누란지위(累卵之危) 의 글자를 풀이해 보고 뜻을 설명해 보세요.
●누란지위(累卵之危)을 넣어 문장을 만들어 보세요.
예 : 생활을 하다 보면 누란지위와 같이 아슬아슬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수가의 행동에 대해 비판하여 보세요.
●글의 뜻을 파악한 후 주제를 정하여 의견을 글로 써 보세요. (600자 내외)
① 서론(문제제기) ② 본론(문제의 이유나 원인→ 제시문 분석→실천 방안이나 문제해결 방 안) ③ 결론의 순서로 써보세요.
■ 실천하면 금상첨화(錦上添花) 예요.
생활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일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경우라도 반드시 헤쳐 나갈 방법이 있다는 말입니다.
먼저 위기가 닥치면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을 원망하거나 자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모든 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일어 설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 자세가 필요합니다.
무슨 일이든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조급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실수뿐입니다.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서 차근차근 슬기롭게 대처해 나아가세요.
김종용 전 송북초교 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