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의 ‘잃어버린 1년’
윤 정부의 ‘잃어버린 1년’
  • 신영대 국회의원
  • 승인 2023.05.0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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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대 의원
신영대 의원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지 오늘로 딱 1년이 됐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최소 표차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은 1년 전 오늘 취임사에서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세웠다. 1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공정’과 ‘상식’은 사라진지 오래다. 대통령 선거 당시 “배우자 공적 활동을 최대한 축소하겠다”는 약속은 망각한 채 대통령실 사진의 초점은 배우자에 맞출 뿐이다. 배우자 뒤로 초점이 나간 채 찍혀있는 대통령의 사진은 윤석열 정부의 모습과도 닮았다. 너무 당연해서 취임사에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통합’은 사라지고 군사정권의 ‘하나회’를 방불케하는 ‘검사회’의 ‘일방통행’만 자리 잡았다.

국민들이 매긴 윤석열 정부 1년 성적표는 초라하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정 운영에 대해 59.3%가 부정적이고 긍정평가는 36.1%에 불과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공정성은 부정평가 61.8%고 긍정평가는 36.5%에 그쳤다. 인사분야도 검찰출신만 중용한 결과에 부정평가가 64.2%로 긍정평가(32%)의 두 배에 이른다. 제1야당 대표와 회담을 거부하는 윤정부에게 소통, 포용 분야의 부정평가(69.4%)는 지극히 당연할지 모른다.

‘잃어버린 1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의 전쟁 범죄에 면죄부를 준 굴욕적인 대일외교, 미국과의 관계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대한민국 경제현안은 아무것도 풀어내지 못한 채 도청을 당하고도 감싸기식 사대 외교로 국민의 박탈감만 키웠다. 대통령 취임 단 6개월 만에 발생한 ‘이태원 참사’는 국가 재난대응 시스템 붕괴를 국제적으로 알렸을 뿐만 아니라 꽃다운 나이의 청춘들이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그럼에도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고 책임회피에만 급급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었다.

민생도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의 고통을 서민들은 온몸으로 버티고 있고, 소상공인·중소기업 역시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고 절규한다. 경제는 무역수지적자가 1년째 지속되고 있는데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제사회의 탄소중립 흐름에도 역행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비판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수도권 대학 정원 증원으로 지역균형발전도 걷어차 냈다. 최악 중 최악은 인사였다. 오직 검찰 출신 인사들만을 중용해서 대통령실부터 내각과 정부위원회에 검사들이 포진됐다. 시중에는 ‘나중에는 통장도 검사가 하는 거 아니냐’는 자조 섞인 말이 회자될 정도이다.

지난주 박광온 의원이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취임했다. 박광온 대표는 민생회복과 더불어 정치복원을 일성으로 내걸었다. 야당 원내대표의 정치복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새로운 여당 원내대표인 윤재옥 대표도 의회정치 복원을 강조했다. 결국 윤석열 정부 1년 동안 잃어버린 것에 정치도 예외는 아니다. 대통령 취임 후 야당 지도부를 한 번도 만나지 않은 대통령은 윤석열뿐이다. 야당은 적이 아닌 건강한 파트너다.

아직도 4년의 임기가 남아있다. 검사 윤석열이 아니다. 대통령 윤석열이다. 야당 대표와 원내대표로 갈라치기를 하는 잔수보다 국민과 당원의 압도적인 선택으로 선출된 제1야당 이재명 대표와 회담하는 것이 정수다.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야당 대표를 통해 듣고 경청하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다.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2006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참모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망국적 대결구도를 타파하기 위해 연정을 야당에 제안했다. 노무현 대통령만큼은 바라지도 않는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대통령으로 국민에게는 충성해야 하지 않겠는가. 야당 대표를 만나는 것이 시작이다. 이제는 ‘잃어버린 1년’을 되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신영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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