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전북의 젊은 감독을 만나다] (5)그래도 당신과 나는, 내일을 향한 노래를 멈추지 않을 거예요 ‘김종진 감독 - 별을 헤다(Counting Stars)’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전북의 젊은 감독을 만나다] (5)그래도 당신과 나는, 내일을 향한 노래를 멈추지 않을 거예요 ‘김종진 감독 - 별을 헤다(Counting Stars)’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3.05.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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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영화 중에 ‘음악영화’와 ‘뮤지컬 영화’는 관객의 호불호가 있을지언정 수려한 음악과 극의 이야기를 함께 마주하는 묘미가 있다. 그러나 짧은 단편영화에서 수준 높은 뮤지컬영화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노래하는 꿈을 품은 젊은 두 인턴, 그들이 가진 꿈의 모습이 비슷비슷할지라도,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스크린이 어둡게 물들어도 선명하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새로운 ‘라라랜드’를 구축한, 김종진 감독과 대담을 나눴다.

 ▲이번 작품은 코로나19 시기 서울에서 촬영하셨다고 들었다.

 -당시 2021년 12월이었는데 코로나가 심각했었다. 확진자가 몇백 명에서 몇천 명으로 급작스럽게 늘어나고, 하루마다 동선들이 폐쇄됐다. 예약해 둔 공간들이 취소됐고, 제한된 공간들 속에서 사흘 간 촬영했었다.

 ▲공간은 제한적이지만 음악은 역으로 풍부하다. 음악 준비에 공을 많이 쏟으신 점이 느껴진다.

 -이번 영화는 뮤지컬 영화이면서 음악영화다. 제가 꼭 넣고 싶은 노래가 싱어송라이터 ‘미지니’님의 ‘별’이라는 노래였는데, 그분께 영화 음악의 작곡도 부탁드렸다. 작사가 고윤진 선생님께서도 작사에 힘을 많이 보태주셨다. 음악은 아니지만 촬영감독님께도 간곡히 부탁드려서 영화를 찍게 될 수 있었다. 그 밖의 많은 분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이번 영화를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혼신을 다해 만든 영화라고 느껴진다. 다만 뮤지컬 영화를 영화제에 출품하는 일이 쉽지는 않으셨을 것 같다.

 -뮤지컬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제가 이번 영화를 통해 꿈이건 현실이건 살고 싶어하는 사람에 대해 위로를 주고 싶어서였다. 어떻게 하면 영화를 보면서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 주변 친구들에게 물으니 대부분 ‘위로를 받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라는 거였다. ‘잘 될 거야, 힘내’ 영화속에서 이런 말들이 위로가 되지 않는다면, 어떤 순간에 위로를 받았을까? 보통은 노래와 음악이었다. 나이가 적건 많건, 팝송, 클래식, 힙합, 블루스, 발라드, 트로트… 많은 노래 중에서 가사나 멜로디가 위로를 준 경험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공감이 되는 뮤지컬 영화’를 키워드로 삼았다.

 조금 더 붙이자면, 평범하고 소소한, 우리와 밀접한 이야기들도 소중하고, 또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영화 외적으로 보면 약 30분이다. 다른 단편영화가 대체로 20분 내외로 끝나는 데 비교하면 긴 편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 30분도 매우 많은 부분을 잘라낸 것처럼 보인다.

 -사실 원래대로라면 약 60분 정도이다. 32분까지 남기고 지웠는데 ‘2분’을 줄일 수 없었다. 제출 전날까지 고심하면서 줄였다.

 ▲이번에는 아프지만, 꼭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사실 많은 음악 영화와 뮤지컬 영화에서, 또는 단막 드라마나 단편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꿈 찾기’다. 예상하기 쉬운 이야기다.

 -사실 영화를 만든 이후에도 평론, 주변 영화인들, 배급사의 의견들도 지금의 질문과 똑같았다. GV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속칭 ‘평범하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그걸 최대한 장점으로 살리려고 했다.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아주 특별하거나, 아주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지 않는다. 그건 제가 ‘주인공이 나랑 비슷한 사람일 때, 이들이 겪는 상황을 관객들이 겪어 본 적이 있을 때’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작업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를 누가 보길 원하시고, 어떤 위로를 받길 원하시는가?

 -나이나, 성별, 연령 등에서 국한하고 싶지 않다. 살아가면서 꿈과 현실에 대해서 고민하시는 상황을 마주하신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다. 꿈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 이제 꿈을 놓고 현실로 가야 하는지 갈림길에 처하신 분들께 그저 ‘위로’를 드리고 싶다.

 ▲감독님은 전주와 남원에 연고를 두고 있다고 하셨다. 영화를 전공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제 부모님이 맞벌이 부부였고,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형과 누나가 있다.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고, 게임이나 인터넷도 많이 발달하지 못해 TV를 자주 봤다. 그 순간이 저에게 꿈과 행복을 많이 줬다. TV 드라마를 보며 훌륭한 형사, 법의학자, 한의사, 변호사 여러 가지 직업들을 꿈꾸다가 “내가 영상을 만든다면 훌륭한 사람 천 사람 정도는 만들 수 있겠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또 영화를 보면서 인생이 변했다던가, 죽기 전에 보고 싶은 영화 등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그런 영향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다만, 영상 만능주의는 아니고, 가끔은 시를 쓰기도 한다. 나태주 시인님의 시를 좋아한다. 그렇지만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영상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와 시의 공통점은 많은 것을 짧은 시간 내에 묘사해야 한다. 감독님은 어떤 것을 묘사하고 싶으신가?

 -세상에 불필요해 보이고, 쓸모없어 보이고, 하찮아 보이는 것들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영화에서도 우리가 그다지 지켜보지 않은 사람들과 소재에 대해서, 당연한 것들에 대해서 선호하고 있다. 저는 훌륭한 묘사보다는 관찰로서 승부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영화와, 다음에 작업할 영화에 대해서 들려주신다면?

 좋아하는 영화는 역시 ‘라라랜드’가 가장 크다. 뮤지컬 영화는 아니지만, 이창동 감독님의 ‘시’도 좋아한다. 다음 작품은 뮤지컬보다는 일상적인 내용을 생각하고 있다. 아직 초보연출가이기 때문에 다양한 작품을 시도해보고 싶다. (끝)
 

 ◆김종진 감독은…

 -1997년 대한민국 전주 태생. 계원예술대학교 영상디자인과를 졸업했다. 여러 습작을 거쳐 데뷔작 <별을헤다>(2023)를 연출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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