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
하천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
  • 박영기 새만금위원회 민간위원장
  • 승인 2023.04.2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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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천은 그간 전주시민의 젖줄이며 우리가 생활하는 지역에서 물을 공급하고, 홍수를 막아주며 천년 역사와 추억을 함께한 곳이다. 그러나 전주천은 1960~1970년대 이후로 도시화, 산업화 사회의 급진적인 변화로, 도심 내 하천은 생활하수와 공장폐수로 인하여 수질악화가 심해져 수질개선 및 생태계 복원을 위해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도심구간 7.2㎞에 전주천 자연형 하천조성을 추진하게 되었다 자연형 하천의 기본개념은 이수와 치수의 대상이었던 하천에 생명을 불어 넣어 자연에 가깝게 자연성을 복원하자는 의미이다.

 하지만 2000년 이후,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 호우와 이상기온, 강한 태풍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발생하면서 자연재해가 많이 발생하였다. 2020년 전주시도 집중호우로 주택침수, 도로 유실 등 피해액이 54억 원에 달한바 있다.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상 기후에 따른 홍수피해의 사례가 언론을 통해 자주 보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세계는 기후위기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하천관리를 위해 하천의 자연성 회복과 연속성 확보 및 역동성을 재현 하는 것이 하천관리 정책의 중요한 현안으로 대두 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전주천 수변구역 내의 버드나무의 벌목문제가 언론에 이슈화 되고 있다. 전주천의 버드나무는 제방위에 있는 것이 아니고, 평상시 물이 흐르고 있는 고수부지 부근 이나 홍수터 근처에서 자라고 있다. 제방에서 여유고 100cm 아래에 계획홍수위가 존재한다. 이상기후에 의한 집중호우 시 계획홍수위까지 수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물속에 잠겨 있는 버드나무가 하천의 수위상승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 인가? 하천구역내 나무심기 및 관리에 관한 기준(건설교통부, 하계 58170-739)에는 “하천구역내 나무심기는 공익목적에 한하되 치수상 지장이 없어야 한다” 라고 나와 있다. 전주천은 평야부나 산지하천이 아니고 도심을 관통하는 도시하천 이다. 기후변화에 의해 빈번하게 발생하는 홍수피해의 안전을 너무나도 도외시하는 처사이다. 시민환경단체는 자연성 회복이라는 편향된 시각에서만 바라볼 뿐이다.

 환경과 인간이 공존하는 터전인 하천에 대한 지속가능하고 미래지향적 관리와 새로운 정책방향 설정이 매우 필요한 시기이다. 우리가 보고 느끼는 하천은 다양한 모습과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하천을 어떻게 보호·보전하고 유지·관리하며 이용·활용하느냐에 따라, 하천 본래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함과 동시에 하천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생태계의 훼손을 최소화 하면서 하천 유역사회의 보전과 개발의 첨예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하천의 이 치수, 안전성, 하천 생태의 자연성 회복과 물 흐름이 단절되거나 훼손되지 않도록 하천의 연속성 확보 및 물 흐름의 역동성에 대한 재현을 제고 하는 것에 필요한 폭넓은 사항을 검토하여, 도출된 이슈를 학계, 정부, 전문가 및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협치(거버넌스)를 통해 논의된 의견을 토대로 건강한 하천을 위한 관리정책이 진행되어야 한다. 비록 협치(거버넌스)를 통해 참여한 모든 이해당사들이 합의하고 공감하는 결과를 완전하게 도출하기 에는 모든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된 전주천 자연형 하천사업이 기후변화의 위기시대에 개발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하천관리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슈와 쟁점을 특정 관점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하천관리의 새로운 정책을 도출하고자 하는 멀고 험난한 여정에서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박영기<새만금위원회 민간위원장/전북대학교 교학부총장(토목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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