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게 남는 것인가?
먹는 게 남는 것인가?
  • 박종완 계성 이지움 대표
  • 승인 2023.04.2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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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완 계성 이지움 대표
박종완 계성 이지움 대표

오랜만에 지역 골목상권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니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말이 실감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 방역조치로 5명 이상은 같이 앉아 식사도 할 수 없는 분위기라서 골목마다 썰렁했었는데, 방역조치가 해제된 후 요즘은 관광지마다 상춘객들로 넘쳐나고 골목상권에도 조금씩 왁자지껄 사람 냄새나는 일상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어떤 곳에서는 벌써부터 호객행위와 바가지요금이 극성을 부린다는 뉴스를 접할 때면 안타깝고 씁쓸하기 짝이 없다. 인간에게 신이 부여한 최고의 선물이 망각이라지만 한탕주의 상술보다 개업 당시 초심과 최소한의 사람에 대한 인지상정의 상도의가 아쉽기만 하다.

삶 속에서 가장 큰 즐거움을 꼽으라 하면 많겠지만 그중에서 먹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먹을 것이 넘치다 보니 식탐을 다스리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서 식단 관리를 작심해도 삼일이 다반사다.

필자가 어렸을 적만 하더라도 배가 아무리 고파도 먹을 것이 없어 끼니를 거를 수밖에 없었던 때인지라 ‘밥이 보약이다.’라는 어른들 말씀이 세상의 참 진리였고 인사말조차 “식사는 하셨습니까?”라고 여쭙던 시절이었다.

물론 지금도 밥은 무엇보다 보약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인지라 여전히 사람들을 만나면 밥은 먹었냐는 인사말로 서로 안부를 주고받고 있지만, 먹을 것이 넘쳐나고, 많이 먹어서 국민 대다수가 다이어트 중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먹는 게 남는 것”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이를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잔칫날 뷔페에 가면 폭식을 피할 수 없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무엇이든 과유불급이니 적당히 먹으면 좋으련만 식탐을 이기지 못하고 먹는 즐거움에 푹 빠져 몸매를 망가뜨리거나 건강을 잃어버리는 경우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자의 반 타의 반 매일같이 갖게 되는 모임을 핑계 삼아 맛난 음식과 좋아하는 막걸리를 함께 할 수 있어 당장은 행복하지만 돌이켜보면 나날이 두꺼워지는 뱃살이 만져질 때마다 후회가 막급하다.

누구나 보기 좋은 몸매와 건강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이심전심일진대,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우리가 먹어야 하는 온갖 음식들과 환경이지 않을까 싶다.

동양의학에서는 ‘의식동원(醫食同源)’이라 하여 의술과 먹는 행위를 같은 한 뿌리로 보았고, 서양의학의 선구자인 히포크라테스 역시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고칠 수 없다’라고 할 정도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 건강과 질병예방을 위해 특히 우선되어야 할 것은 올바른 식습관이라는 다수의 평론이다.

최근 이슈가 된 양곡관리법과 관련하여 어떤 정치인은 쌀 소비 증진을 위해 아침밥 공기 다 비우기 운동을 제안하여 이러쿵저러쿵 시대를 역행한다고 말들도 많았지만, 지면을 빌어 잠깐 필자만의 건강음식 법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우선 식사는 절대 거르지 않되 배부르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먹어야 하고, 둘째 식단은 가급적 주변 토양과 환경에서 재배되는 잡곡과 채소 등을 골고루 섭취하여야 하며, 셋째 먹은 것 이상으로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하나만 추가하자면 회식 등 부득이한 모임으로 과음과 과식을 한 경우에도 반드시 잠자기 전에 집 앞 공원에서라도 충분히 몸을 움직여 어느 정도 소화 기능을 진정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먹는 게 남는 것”은 복부지방으로 인한 대사증후군과 성인병의 원인을 제공할 뿐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 역시 맵고 짜게 먹어서 늘 고민인데 술 먹는 사람의 아이러니가 아닐까 싶지만, 온갖 산해진미로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한상 크게 차리고 배가 터지도록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부딪쳐야 잘 먹었다는 생각은 이미 오래된 사고이며, 예전에는 먹을 게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배고픔을 달랬던 음식들이 오히려 각광받는 시대다.

특히나 넘쳐나는 음식물 처리는 모든 지자체의 고민거리일진대 우리 모두의 건강과 환경 유지를 위해서라도 “먹는 게 남는 것”이 뱃살과 잔반이 아니라 ‘이웃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묻어나는 소소함’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종완<계성 이지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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