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에는 환경생태용지가 있다
새만금에는 환경생태용지가 있다
  • 송호석 전북지방환경청장
  • 승인 2023.04.25 14: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만금 내부개발계획(Master Plan)에 따라 새만금 생태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환경생태용지가 계획(2012∼2050)된 것은 새만금 방조제 건설이 시작된 지 20여년이 지난 후였다.

 ‘생태네트워크’란 생태적으로 중요한 핵심지역을 점이나 선 형태의 생태공간으로 연결하여 지역 전체의 서식지를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것이다. 주로 도시공원, 가로수, 하천·습지 등을 통하여 연결한다. 네덜란드, 독일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국토계획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환경생태용지는 새만금개발사업과 조화를 이루면서 생태복원, 수질개선, 우수한 자연경관 창출, 녹색공간 마련 등 다양한 환경기능을 수행하도록 계획되었다. 정부 부처별로 개발계획을 수립하면서 초래할 수 있는 생태계 단절 등의 환경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려는 취지이다.

 농업용지, 산업용지 등 개별 사업별 녹지 관리방식이 아닌 새만금 전체의 생태축을 계획하고, 새만금의 생태적 기능을 고려한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중심에 환경생태용지가 있다.

 환경생태용지는 우물정(井)자 모양의 새만금 지역 생태축에 위치 하면서 만경강과 동진강을 새만금호, 서해와 동·서로 연결하고, 남북으로는 충남 서천 연안과 변산반도 국립공원 등을 잇는 생태녹지축의 핵심지역(Core Area)이다.

 최근 새만금 토지이용계획에 따라 30여 건의 다양한 내부 개발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야생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 야생생물의 대체 서식지이면서 새만금호 수질개선에도 기여하는 환경생태용지는 지속가능한 새만금 개발을 위한 필수 요소이다.

 환경생태용지는 새만금 전체 계획용지(291㎢) 중 약 17%인 49.8㎢에 달한다. 이 중 83%는 인위적인 매립 없이 새만금 내호의 관리수면이 낮아지면서 노출되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퇴적되어 형성되는 자연 상태의 지역이다. 자연형성, 생태복원, 수질정화와 함께 생태체험·교육의 기능을 수행하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자연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새만금의 생태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50년까지 4단계로 나누어 배후 부지의 여건 등을 고려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먼저, 새만금 남측권역의 변산반도 국립공원 및 내륙과 인접한 곳에 1단계 사업을 시행하였다. 약 7년간의 공사 끝에 지난해 6월 5일 환경의 날에 개장한 ‘새만금 환경생태단지’(0.8㎢)가 그 결실이다.

  환경생태단지에 조성된 생태습지에서는 수달, 삵, 황조롱이, 검은머리물떼새 등의 멸종위기동물과 천연기념물을 포함해 약 430종의 다양한 생물종이 관찰되고 있다.

 12만주의 나무가 자라고 있는 완충공간은 탄소흡수원의 기능과 함께 탁 트인 시원한 경관으로 약 11개월의 짧은 기간에 약 3만5천여명의 방문객을 맞이하였다.

 올해는 1단계 사업의 경험을 토대로 환경생태용지 조성사업의 핵심지역인 2-1단계 조성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새만금 내호에 인접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염생식물 천이지, 야생생물 서식지, 자연생태섬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매립사업으로 자칫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는 생물종을 면밀히 살펴 서식공간을 제공하면서 새만금 고유의 생태경관을 창출하고, 새만금과 변산반도를 연결하는 주 생태축을 형성할 계획이다.

 새만금의 지속적인 생태 건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업지 안에서 녹지분야(Green network), 수생태계 분야(Blue network), 대기순환 분야(White network), 토양분야(White network) 등 각 분야를 긴밀히 연결해야 한다. 식생-수생태계-대기-토양이 수직, 수평적으로 연결되어야 유기적이고 생태계 친화적인 공간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통합 생태 네트워크를 조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환경생태용지 조성사업이다.

 지금 우리가 하는 노력이 아직은 미미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환경생태용지는 자연천이와 생태복원을 통해 안정화될 것이며, 인근 자연환경과 함께 시너지(synergy) 효과를 내어 새만금의 가치를 높이게 될 것이다. 새만금사업이 단순한 개발사업의 패러다임을 넘어 ‘인간과 자연의 공생’이라는 균형과 조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환경생태용지 조성사업의 진정한 가치를 인식하고 많은 관심을 기울일 시점이다.

 송호석<전북지방환경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