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부족사태 착과 안정기술로 위기 극복하고 전북 첫 봄수박 출하
꿀벌 부족사태 착과 안정기술로 위기 극복하고 전북 첫 봄수박 출하
  • 서경원 전라북도농업기술원 과채류연구소장
  • 승인 2023.04.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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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원 전라북도농업기술원 과채류연구소장
서경원 전라북도농업기술원 과채류연구소장

 2023년 계묘년을 시작하면서 유독 많은 뉴스에 등장한 농업부분 이슈가 있었다.

그것은 생태계 지킴이인“꿀벌이 사라졌다”는 보도들로 양봉, 과수, 과채류 등 농업 전반에 걸쳐 화두로 떠올랐다.

실종 원인은 꿀벌의 해충인 응애 피해일 수도 있고,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온일 수도 있겠지만 몇 년째 뽀족한 해결책이 없는 꿀벌의 부족현상이 저온기 수박 생산에까지 영향을 주어 한 개의 온전한 수박을 맺기 위한 노력은 그 어느해보다 절실했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전라북도 익산지역 명품 수박이 첫 출하를 앞두게 되었다.

익산 봄 수박은 당도가 11∼12브릭스로 높고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다. 또한 무게는 5∼6kg으로 1∼2인 가족이 많은 요즘 소비 트랜드에 부합하기 때문에 출하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해 10% 정도 높게 거래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출하를 앞둔 농업인들은 한겨울에 쏟은 노력의 결실과 보람을 얻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재배기간인 1~4월 기온과 일조량이 경남 주산지에 비해 열악한 익산 지역에서 어떻게 전북 최고의 주산지가 되고 고품질 수박을 생산할 수 있었는지 이쯤되면 누구나 궁금할 일이다.

저온기 수박은 그야말로 쉼없는 구슬땀과 빛나는 기술의 결정체인데, 그 재배과정을 살펴보면 이해가 된다. 전년도 11월부터 토양을 정성들여 일구고 엄동설한의 12월 하순부터 1월 하순경에 어린 수박 묘를 심어 주야간으로 보온과 환기, 병해충 예방 등 4개월 동안 시설환경 관리를 통해 생산된다. 이 시기 고품질 수박을 생산을 위해서는 ⓛ 최저온도 15℃ 이상 유지를 위한 보온관리, ② 꿀벌이나 사람(인공 수분)에 의한 착과관리, ③ 착과 후 비대 향상을 위한 양·수분 공급이 중요하다.

전북농업기술원 과채류연구소(수박시험장)에서는 겨울철 수박재배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인 보온 관리를 해결하기 위하여 착과 예정부위에 전열선을 이용하여 가온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그 결과 수확이 15일 정도 앞당겨지고 소득이 36.9% 향상되었으며 이후 시범사업을 통해 개발기술의 효과가 입증되자 저온기 익산 수박재배의 주요한 기술이 되었다.

또한 겨울철 변덕스러운 날씨에 하루 10회 정도 측창 개폐에 소요되던 노동력이 스마트환기제어 시스템 개발을 통한 자동화로 인력 부족난 해소에 큰 도움을 주었다. 아울러 2008년부터 명품수박 아카데미 전문 교육과정 운영으로 전문가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으며 매년 농업인 심화교육을 통해 재배기술을 상향 평준화시켜 고당도 수박 생산을 유도하였다.

이러한 노력은 1990년대 중반까지 20ha에 불과했던 익산지역 수박 재배면적을 30여년이 지난 현재 180ha에서 연간 200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효자 작목이 되게 하였다.

최근 농업현장에는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노동력 부족이 심각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북농업기술원 과채류연구소(수박시험장)은 보온관리용 소형터널 자동개폐 기술, 저온기 맞춤형 스마트팜 재배기술, 꿀벌을 대체할 수 있는 화분매개곤충 선발 연구를 추진중이다. 이런 기술들이 조속히 재배현장에 접목된다면 전국 제일의 명품수박 주산지로 거듭날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였다. 익산 수박 농업인들과 연구진들은 땀과 자긍심이 만들어낸 결실 앞에서도 언제나 겸손하다. 앞으로도 민·관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전라북도가 대한민국의 수박산업을 이끌 메카로 자리잡기를 기대하며 추위를 이겨내고 자란 달콤하고 아삭한 식감의 수박을 즐겨보면 어떨까.
 

 서경원 <전라북도농업기술원 과채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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