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호남서자 탈피 기회로
전북특별자치도, 호남서자 탈피 기회로
  • 이정희 전주대 평교 미술아카데미 교수
  • 승인 2023.04.19 10: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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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전주대 평교 미술아카데미 교수
이정희 전주대 평교 미술아카데미 교수

전라북도가 내년 1월 18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두고 간판 바꿔달기 등 새로운 출발을 위한 준비작업으로 바쁘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우리의 일상에서 ‘전라북도’란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너무 많다. 그렇지만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인지 무감하게 지내왔다는 생각에 전북인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함마저 든다. 어찌됐건 우리는 행정상 전라북도에 적을 두고 살고 있는 한 주소부터 시작해 각종 표기할 때마다 ‘전라북도’란 명칭의 바다 속에서 살고 있었다.

먼저, 바뀌게 될 것이 도청 앞에 서 있는 표지석부터 도청 주변에 도청 방향을 안내하는 도로표지판, 대내외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각종 문서, 전북도청 홈페이지, 대외 홍보물, 사적으로는 전북도청 공무원들의 명함 등 막상 무엇을 바꿔야 할까 생각해보니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영문표기도 교체 대상이다. 여기에 도청 산하 기관도, 전라북도의회, 전라북도교육청 등 광역단위 기관들도 함께 ‘전라북도’를 ‘전북특별자치도’로 바꿔야 한다. 단순한 과정이 아니라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민선식 특별자치도추진단장은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전까지 명칭 변경에 따른 정비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도민 불편을 방지하고 행정시스템 또한 원활히 가동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므로 도민들도 이에 맞춰 민간부문 명칭 변경이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보다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명칭 변경이 전북도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민선식 단장의 당부 말처럼 민간부문까지 확대해보면 전북 전체가 바뀌는 것이다. 1896년 갑오개혁 일환으로 ‘전라도’가 ‘전라북도’와 ‘전라남도’로 남북이 분리됐다. 그리고 128년만에 ‘도명’이 바뀌는 것인 만큼 변경작업을 소홀히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진정한 자립을, 자치의 원년을 창조해 나가야 한다.

그간 식자들 사이에서, 언론에서 회자되어 온 말을 인용하자면 정부와 정치권에서 바라볼 때 호남은 광주·전남이 주를 이뤘다. 전북은 ‘호남의 서자’로 취급당해왔다고 비판해왔다.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광주·전남에 편향된 호남 관련 정책에 전북도민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가정주부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살고 있는 필자 역시 같은 생각이기 때문이다.

명칭 변경과 함께 ‘서자(?)’ 취급만 받아온 전라북도가 이제 호남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말로만, 문자로만 특별자치도로 바꾼다면 바꿀 필요가 없다. 오히려 명칭 변경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만 낭비하는 꼴이 된다. 전북과 전북인들은 2024년을 정신까지, 의식까지, 행동까지 ‘특별자치’하는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

강자필생(强者必生)의 냉혹한 야생의 현대세계에서 전북과 전북인은 맹수의 호기로 재무장해야 한다.

즈음하여 필자는 전북예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바람이 있다. 기왕 바꿀 때 전북특별자치도가 ‘대한민국 대표 문화예술도시’의 이미지를, ‘K-문화관광도시’의 이미지를,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허브 새만금’의 이미지를 시각적으로도 담아냈으면 하는 마음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명칭 변경과 함께 전북도민의 의식 또한 ‘특별자치도’에 걸맞게 새로운 출발이 되길 기원한다.

최근 발표한 ‘전북 경제 르네상스시대 전략’, ‘K-문화·체육·관광 산업거점 전라북도 비전 선포’ 등 일련의 발걸음을 보면 필자의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민선8기 들어 자립과 자치를 위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행보를 힘 있게 내딛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이정희 <전주대 평교 미술아카데미 교수/지후아트갤러리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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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북 2023-04-19 16:00:20
ㅉㅉ 한심허다 인구 200만도 안되는 지자체가 할수 잇는게 머가 잇다고 대구 경북이 주는 떡고물은 잘 받아 먹겟지~ 참고로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