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문화관광재단 문진금 심사 또 말썽
전북 문화관광재단 문진금 심사 또 말썽
  • 안도 前전북예총 수석부회장
  • 승인 2023.03.2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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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문학 평론가
안도 문학 평론가

올해도 전북문예진흥기금 심사가 연례행사처럼 말썽이다. 이에 대해 어느 예술가는 심사에 대한 몇 가지 의혹을 제기했는데 첫째는 문외한들이 전문 예술가들의 작품을 심사했다는 것이다. 장르별 심사결과를 보면 심사위원을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는지 모르지만 전문원로 예술인들이 소외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문예진흥기금 핵심 심사규정이 미흡했다. 심사 규정이 있다 하더라도 보여주기 항목일 뿐 심사위원들의 주관적 기준 미달로 심사에서 낮은 점수를 부여했다. 특히 수혜자격이 없는 대상에 대한 지원들이 이뤄졌다. ‘문학’의 경우 국제적 단체인 ‘국제펜클럽’과 문학의 중추이자 회원수도 가장 많은 ‘시인협회’를 탈락시키고 존재와 활동도 미미한 단체는 선정됐다.

연간지 한권 냈다는 실적은 인정되고 그 책에 게재된 내용은 도외시 되었다. 그리고 문학에는 시, 시조, 수필, 소설, 희곡, 아동문학, 평론 등이 있는데 장르는 아예 무시된 채 선정됐다.

전북문예진흥기금에 대한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동안 참고 참다가 예총회관에서 피켓을 들고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작년에 요청한 문제점들이 아무 개선도 없이 그대로 반복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원액은 한정돼 있는 데 신청자가 많다 보니 해마다 치열한 경쟁이 이뤄져 왔다. 따라서 심사에서 탈락한 신청자들의 볼멘소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일선 예술단체의 주된 불만은 심사과정의 형평성과 나눠먹기식 배정이다. 심사 자체가 형식적으로 이뤄진데다 심사위원과 신청자간의 이해관계, 심사위원 개인의 선호도나 선입견이 크게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사실 수많은 신청서류를 짧은 기간에 심사하다 보니 많은 무리가 따르는 게 현실이며 심사에 참여한 일부 인사들도 충분한 서류검토가 가능하도록 자료를 미리 배포해 세심한 검토를 해야 할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선입견이나 편파성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이 확연히 엇갈린다. 지원금을 배정하는 전북문화재단이나 심사위원회는 문화예술 분야의 특성상 수치를 매기듯 우열을 가리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어느 누가 심사해도 이 같은 논란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 저변의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문예진흥기금을 둘러싼 논란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또 문예진흥기금이 예술단체들의 자생력을 떨어뜨리고 의존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그동안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된다는 의견도 끊이지 않고 있으며 현재처럼 일방적 지원보다는 각 단체나 문화예술인들이 자립여건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의 방법을 개선하자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국 상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현재의 여건에서 잡음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 필요하다.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심사위원들의 전문성 강화와 심사과정의 투명성. 새로운 예술의 조류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연령별, 분야별로 심사진을 강화하고 현재처럼 재단에서 심사위원 전원을 위촉할 것이 아니라 공개 추천제도 대안이며 특정 단체의 배분형식보다는 전문가들이 교체하며 참여해 변화를 주는 방안도 생각해 볼만하다.

또 심사도 서류만 보고 하루 이틀에 결정할 것이 아니라 면접 또는 개인 도서 같으면 1권분량 형태로 변화시켜 사안마다 면밀한 평가와 기준을 적용하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리고 수혜를 받은 사람들은 최소 3-5년은 휴식년을 두어 자비 출판 및 전시도 권장하며 문제가 드러날 때마다 재단은 겸허하게 수용해 일선 예술인들과 공청회 등을 통해 머리를 맞대고 시각의 차이를 좁히려는 지혜도 필요한 부분이다.

안도 <前전북예총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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